[뉴스핌=이수호 기자] 국내외 SPA(제조·유통일괄화의류) 브랜드의 경쟁이 치열하다. 업계 1위 '유니클로'에 이어 '자라'·'H&M'은 국내 SPA 브랜드 '스파오'·'에잇세컨즈'와 한판 승부를 벌이고 있다.
유니클로는 SPA 시장에서 전체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며 'SPA 공룡'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에프알엘코리아는 지난해(2012년 9월~2013년 8월) 6900억원에 매출액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37%의 신장세를 보였다. 영업이익은 687억원(전년 641억원)을 기록, 9%대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부동의 업계 1를 차지했다.
유니클로는 지난 2006년 국내 론칭 이후 꾸준한 성장세를 지속해 전체 SPA시장의 절반을 넘어서는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SPA는 유니클로'라는 수식어가 붙었을 정도다.
유니클로가 업계 1위를 질주하는 이유는 저렴한 가격과 디자인이라는 SPA 업계 공통의 장점을 넘어 10대부터 60대까지 전 연령층을 포괄하는 제품군이 성공의 비결로 꼽힌다.
반면 업계 2위 자라는 1위와의 간격을 좁히진 못한 채 안간힘을 쓰고 있는 모습이다. 3위 자리를 지켜왔던 H&M 역시 국내업체에 밀려 추락하고 있다.
자라는 지난해(2013년 2월~2014년 1월) 2270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11%의 매출 신장세를 보였다. 영업이익도 118억원을 기록해 여전히 10%대의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H&M은 최근 이랜드의 SPA 브랜드 '스파오'와 삼성에버랜드 '에잇세컨즈'에 밀려 업계 매출액 순위 5위로 떨어졌다. 다만 순위에서 국내업체에게 밀려나긴 했지만 1227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하며 불황 속에서도 선방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국내 SPA 브랜드의 공격적인 스파오(이랜드)와 에잇세컨즈(삼성에버랜드), 미쏘(이랜드) 등의 추격도 만만치 않다. 이미 스파오와 에잇세컨즈는 매출액으로 H&M을 따라잡으며 해외 브랜드가 독점해왔던 SPA 시장에 교두보를 마련했다.
국내 1호 SPA 브랜드인 스파오는 심플한 디자인에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매출액 1400억원을 기록하며 국내 SPA 브랜드의 선두 자리를 꿰찼다. 에잇세컨드 역시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 1300억원을 기록하며 출범 2년만에 2배가 넘는 매출 신장을 기록했다.
이처럼 국내 브랜드들이 SPA 업계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이유는 모바일 채널을 비롯한 유통업계의 영업망을 다각화 했다는 점과 국내 소비자의 니즈를 발빠르게 대응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국내 SPA는 해외 브랜드와 달리 오프라인 매장수가 부족한 유통망의 한계를 모바일과 온라인몰을 통해 고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 또한 저렴한 가격을 고수하면서도 디자인 및 개발 투자에 비용을 아끼지 않았던 점도 성공요인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의 해외 브랜드들도 키즈부터 중장년층 까지 SPA 수요층을 확대해나가면서 국내 업체와의 경쟁을 지속적으로 벌일 것"이라며 "SPA 업계의 2위 경쟁은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봐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수호 기자 (lsh599868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