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오서스 "이익보다 손실 회피 욕구가 더 강하다"
[뉴스핌=김성수 기자] 주식투자 수익이 저조하게 나오는 이유는 '매수'보다는 '매도' 주문을 잘 못해서라는 지적이 나왔다.
파이낸셜타임스(FT) 존 오서스(John Authers) 수석 투자칼럼니스트는 "아무리 유망한 종목을 골랐어도 제 때 팔지 못하면 높은 수익을 내기 어렵다"고 27일(현지시각) 조언했다.
(사진:신화/뉴시스) |
그러나 샀던 종목을 팔 때는 상황이 달라진다. 하락한 보유 주식을 손절매하는 것은 본인의 실수를 인정하고 손실을 확정짓는 행동이기 때문에 머뭇거리는 경우가 많아진다.
이러한 현상은 행동 경제학자 다니엘 카네만(Daniel Kahneman)과 아모스 트버스키(Amos Tversky)가 연구한 '처분효과(Disposition effect)'와 관련이 있다고 오서스 칼럼니스트는 설명했다.
'처분 효과'는 주식 투자자들이 상승한 종목은 금방 팔면서도 떨어진 종목은 오래 보유하는 현상을 말한다.
다니엘 카네만 박사에 따르면 사람들은 이익을 얻으려는 욕구보다 손실을 피하려는 욕구가 더 강하다. 투자자들이 하락한 주식을 팔지 못하고 계속 보유하는 것도 일종의 손실 회피 행동으로 설명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행동은 오히려 투자 수익률을 끌어내리게 된다고 오서스 칼럼니스트는 분석했다.
상승한 주식은 그만큼 시장에서 선호를 받는 종목이기 때문에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 반면 하락한 종목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금방 매도하는 것이 전체 투자 수익률을 높이는 데 효과적일 수 있다.
이 같은 '처분효과'가 극명하게 드러나는 사례로 영국 런던의 투자 리서치 그룹 이널리틱스(Inalytics)의 수익률 분석 결과가 제시됐다.
이널리틱스는 2003년 12월~2006년 9월 시행된 4만5000건 거래에서 매수 및 매도 주문이 투자 수익률에 미친 영향을 조사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매수 결정에 따른 투자 수익률은 벤치마크 인덱스(시장 평균 수익률)보다 0.47%p(포인트) 높았다. 반면, 매도 결정은 오히려 시장 수익률보다 0.94%p 밑도는 결과를 가져왔다. 매도 주문에 따른 악영향이 매수 주문이 미친 상승 효과의 2배인 것이다.
릭 디 마스키오 이널리틱스 최고경영자(CEO)는 "손실을 피하려는 움직임은 거의 모든 펀드매니저들 사이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났다"며 "매도 주문을 잘 하는 펀드 매니저가 그만큼 드물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