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지나 기자] 진도 해상에서 여객선 세월호 침몰 참사가 일어난 지 일주일이 흐른 지금, 온 국민들이 슬퍼하며 심리적으로 침체해 있다. 각계에서는 애도하는 뜻으로 정기적으로 열었던 행사를 당분간 중단하는 등 일상적 활동 패턴이 잠시 멈춘 상태다. 고등학생 자녀를 둔 고 모씨(51살)는 “우리 딸 또래의 아이들이 무참히 목숨을 잃었다는 사실에 너무 안타까워 요즘 가슴이 너무 먹먹하다. 텔레비전을 켜도 일주일 내내 참사 관련 소식을 듣다 보니 이따금씩 눈물이 나고 무기력해진 것 같다”고 토로했다.
물론 생존자와 사망자의 유가족들의 외상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의 심각성은 이루 말할 수 없지만, 사고를 간접적으로 접한 일반 국민들도 큰 정신적인 충격을 겪고 있다. 정신과 전문의들은 이 같은 대형참사를 목격하고 있는 국민들은 답답한 마음과 좌절감, 울분 등이 생겨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모두가 서로를 위로하면서도 기운을 북돋워 심리적 안정감을 되찾도록 해야한다는 것이다.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현정 교수는 "미안해하면서 드는 죄책감이 과해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거나, 그 감정이 2주 이상 지속되면서 불면증 혹은 수면과다, 식욕부족 문제, 의욕 저하 등의 문제가 생길 경우에는 전문가의 상담이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홍진표 교수는 "평상시 하던 일들로 돌아가고 사람들과 연락을 해 인간관계를 갖는 시간을 늘리는 식으로 편안한 환경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외상을 상기시키는 자극에 노출될 경우 2차 3차 외상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뉴스나 방송 보는 시간을 최소화 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쇼크나 분노, 죄책감이 드는 것이 정상적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슬픔이나 불안감을 곧 극복할 수 있다고 스스로 마음먹는 것도 중요하다.
또한, 각자 당면한 과제에 집중하도록 노력하는 한편 현재 자신에게 소중한 사람과 가치를 되새겨볼 수도 있다. 고통 또한 자신이 정신적으로 성숙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순천향대병원 이소영 정신과 교수는 “규칙적인 생활을 하지 않으면 현재의 증상이나 문제가더 악화되고, 하는 일 없이 멍하게 보내는 시간이 많으면 힘든 기억들이 다시 생각이나 더 괴로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분노나 슬픈 감정을 억지로 누르려고 하는 것도 심리안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현정 교수는 “감정을 혼자만 쌓아두기 보다는 인터넷커뮤니티 같은 공간에서 다른 사람들과 함께 공유하며 대화를 통해 푸는 것도 슬픔을 해소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만약, 증상이 악화된다면 전문가를 찾아 도움을 얻어야 한다.
홍 교수는 "직장이나 집에서 자기 기능에 지장이 생기거나 악몽이나 공포스런 장면이 반복해서 떠오르는 경우, 그리고 자살생각이 떠오르거나 사고를 연상시키는 이들을 피하려는 것이 심해진다면 전문적이 도움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지나 기자 (fres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