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멜트 CEO, 이사회에 임기축소 논의 주문..20년 채우기 전 물러날 수도
[뉴스핌=김윤경 국제전문기자] 미국의 대표기업 제너럴일렉트릭(GE)은 장수 최고경영자(CEO)를 키워온 것으로 유명하다. 잭 웰치 전 회장은 45세에 CEO에 올라 20여 년간 경영했고 2001년에 취임한 현재의 제프리 이멜트 CEO도 13년간 자리를 지켜왔다. 오는 2021년이 되어야 물러나게 된다. 올해 58세가 됐으니 60세도 훌쩍 넘어서야 물러날 수 있다.
그러나 이멜트 CEO는 이사회에 현재의 20년인 CEO 임기를 10~15년으로 줄이는 것을 논의하도록 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사회 역시 20년의 CEO 재임기간은 상당히 다양하고 복잡한 사업을 거느리고 있는 GE를 경영하기에 매우 부담스럽다는 점을 알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GE 대변인은 이 같은 계획에 대해 부인했다. 다만 "GE 이사회는 정기적으로 후계 계획에 대해 논의하고 있으며 이는 이사회 책임 가운데 막중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멜트 CEO를 통해서나 회사 내부에서도 20년의 임기는 너무 과중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제프리 이멜트 제너럴일렉트릭(GE) 최고경영자(CEO). 2001년 9월 취임했으며 임기는 2021년까지다.(출처=월스트리트저널) |
실제 잭 웰치 이전엔 20년씩이나 CEO를 한 사람은 없다. 웰치 회장의 전임자는 리기날드 존스였는데 9년간 이사회 의장(회장) 겸 CEO를 역임했다. 그 전엔 프레드 보치가 9년간 회사를 이끌었다.
다트머스대를 나와 하버드대에서 경영학석사(MBA)를 취득한 이멜트는 7년간 23명의 내부 인물들과 경쟁하고 단련된 끝에 CEO에 올랐다.그러나 CEO에 오르자마가 시련이 시작됐다. 취임 나흘 만에 9.11 테러가 벌어졌고 이는 회사의 항공 및 재보험 사업에 큰 타격을 안겼다. 금융위기가 발발하면서 회사는 벼랑 끝으로 몰리게 됐고 주가는 무려 7달러 아래까지 떨어졌다. 결국 미국의 대표기업이자 '트리플A(AAA)'에 빛나던 신용등급까지도 강등됐다. 금융부문은 더욱 강력한 규제에 놓이게 됐다.
뉴욕 증시의 대표지수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500 지수 편입 기업 가운데 가장 큰 규모의 GE 주가는 이멜트 CEO가 취임하기 이전보다 37% 떨어진 상태. 지난해에는 30%가 빠졌다.
2001년 이후 현재까지 GE 주가(파란색 선)와 S&P500 지수(초록색 선)추이.(출처=월스트리트저널) |
이멜트 CEO는 이미 S&P500 기업 가운데 최장수 CEO 중 한 명. S&P500 기업 CEO의 평균 재임기간은 7.2년. 창업자를 제외하고 S&P500 기업 CEO 가운데 11명의 CEO가 15년간 재직하고 있다. 시스코 시스템즈의 존 체임버스 CEO가 지난 1995년부터, 애버크롬비 & 피치의 마이클 S. 제프리즈가 1992년부터 CEO를 맡아 왔다.
WSJ은 GE 이사회가 이멜트 CEO의 후임 계획에 대해 막 논의하기 시작해야 하는 시점인 만큼 CEO의 임기에 대해 어떤 입장을 갖느냐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시점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제프리 이멜트의 뒤를 이어 GE CEO가 될 후보 가운데 유력하게 물망에 오르는 로렌조 시모넬리(출처=월스트리트저널) |
임기를 현재보다 줄이게 된다면 50세 이상으로 나이가 많은 편인 사람들도 후보가 될 수 있다. GE 최고재무책임자(CFO) 출신으로 현재 GE 캐피탈을 이끄는 키이스 셰린(55)이나 존 라이스(57) 부회장도 후보군에 들 수 있다.
올해 40세인 시모넬리는 1994년 GE에 입사해 가전, 운송 사업부를 거쳤고 지난해 런던 소재 석유 및 가스 사업부 수장에 올랐다. 50세의 볼즈는 1993년 입사해 인수합병(M&A) 사업부에서 일했고 헬스케어, 전력 사업 등을 두루 거쳤다. 1981년 입사한 셰린은 15년간 CFO를 역임했고 2007년부터는 부회장을 맡고 있다.
[뉴스핌 Newspim] 김윤경 국제전문기자 (s91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