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위험성 고지안해"對은행"부당판매 아냐"
[뉴스핌=김연순 노희준 기자] "KT가 100% 출자한 자회사, 신용등급 AA, KT가 뒤에 있으니 안전하며 기업은행은 안전상품만 취급한다."
"IBK기업은행에서 특정금전신탁의 위험성에 대해서는 투자자들에게 전혀 고지하지 않은 채 이자가 높은 것만 권했다."
개인투자자들이 KT ENS가 지급보증한 ABCP(자산유동화기업어음)의 특정금전신탁 상품에 가입하는 과정에서 금융회사로부터 불완전판매가 있었다며 주장한 내용들이다.
은행 창구를 통한 특정금전신탁 판매 과정에서 불완전판매가 있었다고 주장하는 개인투자자들은 'KT ENS 특정금전신탁 피해자 모임 카페'를 개설하는 등 공동 대응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
3일 금융권 및 금융감독당국에 따르면, 은행별 자체점검 결과 상품판매계약서 또는 투자정보 확인서에 서명이 누락되거나, 운용지시서의 운용대상에 명시적으로 ABCP가 포함되지 않는 등 서류상 미비점이 일부 발견했다. 이에 금감원은 불완전판매 우려가 커짐에 따라 기업, 부산, 경남, 대구은행 등 4개 은행에 대해 특별검사에 착수한 상태다.
개인 투자자들은 해당 은행들이 특정금전신탁을 판매하는 과정에서 상품의 위험성과 구조에 대해 제대로 알려주지 않고 가입시켰다면서 이는 불완전판매에 해당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개인투자자 A씨는 "어떤 상품인지도 모르고 이자가 조금 높다고 해서 예금목적으로 상품에 가입했다"면서 "은행에서는 무슨일이 있어도 KT가 모두 책임진다는 식으로 상품을 권유했다"고 주장했다.
또 따른 개인투자자 B씨 역시 "기업은행의 상품설명서에는 (해당 상품이) 저위험으로 표시돼 있는데, 이것은 투자자들의 판단을 흐리게 하는 잘못된 정보일 뿐 아니라 이 역시 불완전판매의 충분한 요건"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은행들은 이번 특정금전신탁 판매를 불완전판매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입장이다. 일부 서명 누락과 서류상 미비점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상품성격 등을 비춰볼 때 지난해 동양증권의 CP 불완전판매와는 완전히 성격이 다르다는 것이다.
기업은행 고위관계자는 "동양의 불완전판매 경우와는 달리 이번 건은 KT ENS라는 분명한 실체가 있다"면서 "주관사인 농협증권이 설계한 상품을 은행은 판 것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같은 은행의 또 다른 고위관계자 역시 "동양증권은 순수 CP였지만 이번 건은 별도의 기초자산이 있는 ABCP이고, 루마니아 해외사업장 뿐 아니라 국내 7개 사업장 모두 준공단계에 와 있거나 정상적인 사업 중에 있었다"면서 불완전판매로 보기 어렵다는 입장을 재차 나타냈다.
특별검사에 나선 금감원은 전수조사를 통해 관련 계약서나 판매과정 등을 꼼꼼히 살펴보고 불완전판매 여부를 따진다는 방침이다. 다만 기본적으로 이번 특정금전신탁 판매가 동양의 CP 불완전판매 사례와는 성격이 다른 것으로 보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동양은 CMA에서 자금이 전환된 것도 많고, 개인 투자금액이 평균 500만~2000만원인 데 반해 이번의 경우 개인 평균 투자금액은 2억원 정도"라며 "금액이 크면 개인이 아무것도 모르고 투자했다고 보기는 어렵지 않겠느냐"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김연순, 노희준 기자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