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ㆍ증권ㆍ금융ㆍ건설 100대 CEO ‘남북통일과 한국경제’ 설문조사
최근 한국 사회는 경제발전을 위한 성장동력을 상실한 채 비틀거리고 있으나 한반도 곳곳에는 통일을 향한 기운이 무르익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연두기자회견을 시작으로 국내외 곳곳에서 ‘대박’을 외치며 통일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있으며, 북한도 만족스럽지는 못하지만 남북간 화해ㆍ협력에 동조하는 모습이다. 이에 뉴스핌은 한국경제를 이끌어 가는 오피니언들을 대상으로 ‘통일과 한국경제’를 주제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지난달 19일부터 26일까지 일주일간 진행된 설문에는 산업ㆍ증권ㆍ금융ㆍ건설 분야 100개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이 참여했다.<편집자 주>
이번 설문에 참여한 CEO들은 ‘남북통일에 찬성하느냐’는 질문에 63%가 ‘찬성’, 36%는 ‘적극 찬성’이라고 응답했다. 한국경제를 이끌어 가는 CEO 100명 중 1명을 제외한 99명이 통일에 찬성입장을 밝힌 것이다.
통일에 찬성한 CEO 중 70%는 ‘코리아리스크를 코리아프리미엄으로 전환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답했다. 남북통일이 가능한 시기에 대해서는 '11~20년 사이'(48%)가 가장 많은 지지를 받았고, 통일모델은 ‘독일식과 홍콩식의 중간형태’(44%)를 선택했다.
통일의 경제적효과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었다. 대기업 CEO 99%는 ‘통일이 한국경제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도움이 된다’고 응답했다.
가장 기대되는 경제효과는 ‘인프라 등 신규 투자 증가로 내수경기 활성화’(44%)였으며, ‘SOC 및 부동산’(65%)을 가장 기대되는 산업으로 꼽았다.
가장 수혜가 기대되는 기업은 26명의 CEO가 지목한 ‘현대건설’이었으며, 다음은 포스코(16명), 현대차ㆍ삼성전자(각 12명), 현대아산(11명), 현대그룹(7명), SK텔레콤ㆍ현대산업개발(5명) 등의 순이었다.
코레일ㆍ대한항공ㆍ한국전력ㆍSK그룹ㆍKT(각 3명), CJ제일제당(2명), 한국도로공사(2명) 등도 수혜기업으로 지목됐다.
현대경제연구원 이해정 연구원은 “통일이 되면 내수시장이 확대돼 건설과 주택 뿐만 아니라 전 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개성공단 등을 통해 경제협력의 경험과 노하우를 쌓고, 북한 주민과의 접촉을 늘리는 등 통일을 위해 단계적으로 준비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 삶의 질 향상 및 국가적 위상제고에도 통일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CEO들은 내다봤다.
통일 후 국민들의 삶의 질 변화에 대해 ‘좋아질 것’(64%) 또는 ‘크게 좋아질 것’(8%)이라는 응답이 70%를 넘었다. 외국인들의 투자에 대해서는 97%가 증가를 예상했다. 통일 한국의 위상에 대해서는 82%가 ‘미국, 중국 등과 함께 새로운 G7 국가 진입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남북통일은 금융시장에도 엄청난 변화를 몰고 와 장기적으로 코스피 지수가 꿈의 3000포인트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됐다.
100명의 CEO 중 절반에 육박하는 49%가 코스피지수가 중장기적으로 ‘50~100% 이내에서 상승해 3000포인트를 돌파할 것’이라고 응답했으며, ‘100% 이상 급등해 4000포인트를 돌파할 것’이라는 응답도 10%에 달했다.
통일직후 물가와 환율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시간이 가면서 안정을 찾을 것으로 예상한 CEO가 많았다.
이처럼 한국경제에 엄청난 변화를 몰고 올 통일에 대비해 기업들은 어떤 대비를 하고 있을까. 통일에 대비하는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대기업 CEO의 35%는 ‘통일에 대비하고 있다’고 했지만, 다수인 54%는 관심은 있지만 ‘준비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통일 후 북한지역에 대한 투자계획에 대해서는 ‘투자할 것’(77%), ‘관심 없다’(7%), ‘투자하지 않겠다’(2%) 순으로 응답했다.
통일 이후 북한 진출시기로는 인프라 등 개발 수요가 많은 초창기에 건설업종이 공격적으로 투자할 계획을 밝혔다. CEO 30%는 ‘통일 직후’, 40%는 ‘북한 치안이 안정된 이후’라고 했고 20%는 ‘북한의 경제체제 및 법안 정부 이후’라고 했다.
[뉴스핌 Newspim] 김홍군 기자 (kilu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