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코오롱글로벌, 유증 외 자금수혈 어려워..성장세 주춤
[뉴스핌=이동훈 기자] 돈줄이 막힌 건설사들이 유상증자로 현금을 확보하고 있지만 경영정상화를 이끌어낼 지는 미지수다.
장기간 적자가 지속돼 체질이 약해진 데다 업황 불황으로 짧은 시간 안에 경영 정상화를 꾀하기 어려워서다. 신용등급도 대부분 투자부적격 바로 위에 위치한 만큼 자금 수혈로 이렇다 할 성과를 일구지 못하면 재무상황이 더 악화될 것이란 시각도 있다.
3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동부건설(BBB-), 코오롱글로벌(BBB), GS건설(A+) 등이 올해 들어 유상증자로 자금 수혈에 나선다. 금액은 총 6600억원 규모다. KCC건설도 1000억원대 유증을 검토하고 있다.
실적 부진에 빠진 건설사들이 유상증자로 자금 수혈에 나섰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이뤄내지 못하면 재무상태 악화가 계속될 전망된다. |
동부건설은 지난 28일 일반공모 방식으로 401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키로 했다. 회사채 상환 등 운영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조치다.
문제는 자금수혈이 경영 정상화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 회사는 지난 2012년 6월 700억원대 유상증자를 했다. 작년에는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과 아들이 138억원 규모의 동부건설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주식으로 전환해 후방에서 지원했다.
하지만 지난 2011년 이후 3년 연속 이어진 적자 구조를 개선하지 못했다. 지난 3년간 누적된 손실액이 3500억원에 달한다. 연간 금융이자도 1000억원을 넘는다. 올해 만기되는 BW와 회사채 1500억원대도 부담이다. 사실상 유증으로 빌린 돈 갚는 데 쓰기도 바쁜 상황이다.
아파트 등 건설사업은 줄이고 유통·물류 중심을 변신을 시도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가시적인 성과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
무역·유통 기업으로 변신하고 있는 코오롱글로벌도 상황이 비슷하다. 제3자 배정 상환전환우선주 발행으로 1000억원을 확보할 계획이다. 상환전환우선주는 일정 기간이 만료되면 발행회사가 이를 되사는 주식이다. 지분구조에는 변화가 없다.
이 돈은 부채비율 축소 등 재무구조 개선에 쓰인다. 그러나 합병 이후 시너지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유동성 문제는 언제든 불거질 수 있다는 시각이 많다.
이 회사는 자본 중 일부가 잠식됐다. 지난해 말 기준 자본총계와 자본금은 각각 3935억원, 4241억원. 자본잠식 비율이 6%다. 지난해 2분기부터 이어진 3분기 연속 적자로 큰 타격을 받았다. 부채비율은 500%를 넘고 연내 돌아오는 500억원대 회사채도 막아야 한다.
대형 건설사 IR팀 한 관계자는 “건설업황 부진과 건설사 실적 악화로 회사채, 기업어음 등으로 자금 확보가 어렵다 보니 유상증자를 꺼내든 것으로 보인다”며 “금융이자 및 회사채 상환에 대부분 사용되겠지만 유증 이후 실적 개선이 이뤄지지 않으면 추가적인 자금 유입이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GS건설은 유증으로 5200억원을 수혈한다. 이 자금으로 미착공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사업을 재개하는 데 활용할 계획이다. 토지 매입과 공사비 등에 자금을 투입한다는 것.
불안 요인은 있다. 이들 사업장들은 사업성 부족을 이유로 장기간 공급을 미뤄온 곳이다. 때문에 성공적인 사업을 장담하기 어렵다. 청약결과가 나쁘면 적자 및 대손충당금으로 이어져 재무구조가 부실해질 여지가 있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