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절차 평균 8년 9개월…오락가락하는 부동산 시장도 한몫
[뉴스핌=한태희 기자] 서울 강남구 압구정 일대 현대·한양·미성1차아파트가 안전진단 D등급을 받아 재건축 길이 열렸으나 현장 분위기는 차분했다. 집값이 급격히 오르거나 문의전화가 증가하는 것과 같은 시장 반응은 없었다.
재건축을 할 수 있는 조건이 됐을 뿐이지 사업이 실제로 추진되고 있지 않아서다. 더욱이 주택시장은 방향성을 잃고 온탕과 냉탕으로 오가는 상황이라 이른 시일 내 매수세가 붙기는 어려울 것으로 압구정 일대 중개업소는 내다봤다.
18일 서울 강남구청 및 강남구 압구정 일대 중개업소에 따르면 현대·한양·미성1차아파트의 안전진단이 재건축이 가능한 D등급이 나왔으나 주택시장에는 큰 변화는 없었다. 거래가 늘거나 집값이 오르기는커녕 문의전화도 없다는 게 인근 중개사의 설명이다.
강남구 압구정동 압구정공인 관계자는 "가격 변동도 없고 문의전화도 없고 평소 그대로"라고 말했다. 압구정동 한양공인 관계자도 "특별한 움직임은 없었다"라고 말했다.
현대·한양·미성1차 아파트의 안전진단 결과는 D등급이다. D등급은 리모델링이나 조건부 재건축이 허용되는 등급이다.
하지만 안전진단 D등급이라도 곧바로 재건축 사업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재건축을 하기 위해선 일정 단계를 밟아야 한다. 우선 정비구역으로 지정돼야 하고 재건축 추진위원회를 만들어야 한다. 주민 총회에서 재건축 동의률이 75%가 넘으면 조합을 만들 수 있다. 조합 설립 후 사업시행 인가, 관리처분계획 인가, 이주 및 철거 절차를 밟아야 한다.
이 과정이 짧게는 5~6년에서 길게는 10년 넘게 걸리는 경우도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정비구역 지정부터 관리처분 단계까지 평균 4년 10개월 걸린다. 이주 및 준공까지 포함하면 지난 2000년 이후 평균 8년 9개월이 걸렸다.
[사진=뉴시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 있는 아파트 모습 |
오락가락 하는 주택시장의 분위기도 압구정 일대 주택시장에 큰 변화가 없는 것도 한 이유라는 분석도 있다. 재건축 초과 이익환수제 폐지 추진 소식으로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의 호가가 올랐으나 임대소득에 대한 과세 소식이 전해진 후 호가가 떨어지고 있어서다.
압구정동 미성공인 관계자는 "사업 수익성 평가도 제대로 안 나왔는데 매수문의가 있겠냐"며 "요새 재건축이든 뭐든 (주택시장) 분위기가 안 좋다"고 말했다. 압구정동 대성공인 관계자는 "사람들이 (주택시장 분위기를) 지켜보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한태희 기자 (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