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쓰리' 메신저, 최근 피싱관련 접수 급증
[뉴스핌=노희준 기자] 직장인 A씨는 최근 야근 도중 같은 직장의 상사 B씨로부터 '미쓰리' 메신저로 1대1 대화신청을 받았다.
메신저 피싱 현황 단위: 건수, 백만원 |
평소 B씨가 금융지식이 풍부한 것을 알고 있던 직장인 A씨는 이상한 낌새를 느끼고 상사 B씨에게 전화를 걸었더니 상사 B는 운동 중이었다. B씨의 메신저 아이디가 금융사기에 도용된 것이다.
메신저 피싱임을 확인한 A씨는 B씨에게 신원을 밝히라고 따졌고, B씨는 "뭔 소리냐, 전화해보라"는 등의 변명을 늘어놓다 황급히 1대1 대화방에서 빠져나갔다.
18일 금융권과 경찰청에 따르면, 사실상 '한물 갔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는 메신저 피싱이 최근 다시 활개칠 조짐을 보이고 있어 이용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카드 3사의 유출된 고객정보가 시중에 유통된 것으로 드러난 상태라 관련성이 있는지에도 이목이 쏠린다.
메신저 피싱이란 타인의 메신저 아이디를 도용해 로그인한 뒤 등록된 지인에게 메시지를 보내 금전을 요구하는 고전적 금융사기 수법이다.
최근에는 파밍(가짜 사이트를 이용해 가입자 금융정보를 빼가는 것), 스미싱(스마트폰을 통한 소액결제 사기) 등 신종 금융사기 수법에 밀려 그다지 금융사기꾼들의 관심에서 멀어진 수법으로 파악됐다.
실제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메신저 피싱 발생건수(연도별 집계)는 321건으로 2010년 1600건에 비해 5분의 1가량, 피해금액도 6분의 1이상으로 줄어든 상태다.(표 참고)
하지만 증권가에서 많이 쓰고 있는 미쓰리 메신저의 경우 거의 사라졌던 피싱이 최근 갑자기 늘기 시작해 주목된다.
앞의 사례에서 메신저 아이디를 도용한 범죄자는 A씨에게 사기를 시도한 뒤 며칠 사이로 B씨의 지인으로 등록된 다른 2명에게도 동일한 수법으로 피싱 사기를 치려다 허탕을 쳤다.
미쓰리 메신저 사업을 하고 있는 '(주)아데네트' 관계자는 "(직장인 A씨 관련한) 접수를 받기 전까지만 해도 피싱 관련한 접수는 (최근)단 한건도 없었다"며 "하지만 그날 3건을 받고 오늘(17일)에도 피싱 관련 접수를 12건 받았다"고 말했다. 아테네트 전체의 피싱 관련 접수는 이보다 늘어날 수 있다.
주목해야 하는 것은 단순한 3건, 13건의 건수라기보다는 최근까지만 해도 전혀 움직임이 없던 메신저 피싱이 다시 금융사기의 주된 수법으로 등장하고 있는 움직임이 포착됐다는 점이다.
특히 미쓰리 메신저는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되는 '네이트온' 등 다른 메신저에 비해 증권가 등 특정 분야의 사람들이 주로 사용하는 메신저인데, 외려 '증권가'라는 상대적으로 돈이 많은 사람들을 노렸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쓰리 메신저 회원은 38만명, 실제 하루에는 5만~10만명이 접속하는 것으로 해당 회사 측은 파악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아직까지 메신저 피싱 관련한 특이한 동향은 파악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장홍재 금감원 서민금융사기대응팀장은 "일주일에 피싱 관련한 피해신고는 400건 정도 들어온다"며 "최근 메신저 피싱과 관련해 접수 사례가 증가되는 것은 없는 것 같다"고 추정했다.
다만, 현재 메신저 피싱의 추세는 금감원도 파악해봐야 하는 상황이다. 금감원은 현재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파밍, 피싱 등으로 관련 통계를 관리하고 있어 메신저 피싱만의 통계는 따로 추려내야 한다.
한편, 메신저 피싱으로 금융사기를 당한 경우, 경찰청 등에 신고를 통해 지급정지를 하고 아이디나 비밀번호 등을 바꾸는 것이 좋다. 금전거래는 아예 전화 통화로 직접 확인하지 않는 이상 하지 않는 것도 한 방법이다.
미쓰리 메신저에서 일어난 실제 피싱 시도 사례, |
[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