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 현실화...신제윤·최수현 책임론
[뉴스핌=노희준 기자] 카드3사에서 빠져나간 1억여건의 고객 정보 일부가 시중으로 유통된 것을 검찰이 수사과장에서 확인하면서 금융당국이 곤혹스럽게 됐다.
그간 금융당국은 야당과 보안전문가들의 '유출정보 유통' 가능성에 대한 지적에도 불구하고 수차례에 걸쳐 카드3사에서 정보는 '유출'됐지만, '유통'은 되지 않았다고 밝혀왔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신제윤 금융위원장과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을 비롯해 금융당국에 대한 책임론이 다시 불거질 전망이다.
14일 창원지검 특수부(부장검사 변철형)에 따르면, 카드3사에서 유출된 1억여건의 고객정보 중 일부가 대출중개인에게 유통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그간 금융당국이 여러차례 밝혔던 '유출은 됐지만 유통은 되지 않았다'는 주장을 정면으로 뒤집는 것이다.
그간 금융당국은 유출된 개인정보는 최초 절취자인 KCB 직원 박 씨와 이중 일부를 넘겨받은 광고대행업자 조 모씨, 이를 다시 받은 대출모집인 이 모 씨 등 3명에게만 넘어갔고, 이를 모두 회수했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이날 검찰 수사결과로 '유출됐지만, 유통은 없다' 는 금융당국의 기존 전제가 무너져버렸다. 당장 2차 피해가 없다고 수차례 공헌한 금융당국의 말부터가 신뢰할 수 없게 됐다.
아울러 국민의 불안 심리를 성급히 덮으려고 금융당국이 무리한 주장을 공헌하다 결국 국민 불신만 초래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국회 청문회 과정에서는 야당과 정보보안 전문가를 중심으로 유출 정보의 유통에 대한 우려가 여러차례 제기됐기 때문이다.
2012년 10월 농협카드에서 최초로 고객정보를 절취한 박 씨는 USB를 통해 고객정보를 빼돌렸는데, 이 USB가 어디로 돌아다녔는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는 지적이었다.
특히 박 모 씨는 빼낸 1억여건의 정보 중 일부를 조 모 씨에게 넘기고 나머지는 집에 보관했다고 주장했지만, 개인정보의 시장가치를 생각할 때 이 주장을 신뢰하기가 어려웠다.
이 같은 국민 불신은 곧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금융당국에 대한 책임론으로 이어져 야당과 시민단체 등을 중심으로 분출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사고 수습이 먼저라는 말로 야당의 사퇴 요구를 피해갔던 신 위원장과 최 원장에 대한 사퇴 요구가 거세질 수밖에 없다.
국회 민주당 의원실(정무위) 관계자는 "그동안 2차 유출은 없다고 했는데, 금융당국의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며 "책임을 어떻게 물을지는 검찰결과 발표를 보고 결정할 것이다. 민주당도 다음주에는 입장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감사원도 개인정보 유출과 관련한 금융당국에 대한 검사에 돌입한 상황이라 이번 검찰 수사 발표에 따라 감사원의 금융당국에 대한 검사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일단 금융당국은 현재 검찰 결과에 따라 추가적인 대책을 내놓아야 하는지조차 결정하지 못한 채 검찰 수사결과에 촉각을 세우고 있는 상태다.
금융위 관계자는 "지금 이벤트가 발생한 게 아니라 수사과정에서 밝혀진 거라 대책을 내야 하는 부분은 있어 보이지 않는다"면서도 "아직 뭐라 하기 어렵다. 검찰 발표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현실적으로도 이미 지난 10일 범정부 차원의 고객정보유출 관련 종합 대책을 내놓아 추가로 나올만한 대책도 없다. 이미 쓸 만한 대책은 모두 나온 것이다.
[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