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EU, 총리 약속에 최소 2.5조원 긴급지원
[뉴스핌=주명호 기자] 우크라이나가 구제금융 지원을 받기 위한 경제개혁을 실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같은 약속에 국제통화기금(IMF)과 유럽연합(EU)은 우리 돈으로 최소 2조5000억원의 자금을 우크라이나에 긴급지원할 예정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3일(현지시각) 전했다.
아르세니 야체뉵 우크라이나 신임 총리. [사진 : XINHUA/뉴시스] |
지난주 새롭게 취임한 아르세니 야체뉵 우크라이나 총리는 IMF실사단이 도착하기 하루 전인 이날 "IMF가 제시한 모든 경제개혁 요구안을 맞출 것"이라고 약속했다. IMF의 개혁안에는 환율 변동성 확대, 수도 및 가스요금 등에 대한 가계 보조금 축소 등이 포함된다. 야체뉵 총리는 여기에 우크라이나의 핵신 전략자산인 석유 및 가스분야의 부분적 민영화도 고려 중이라고 전했다.
IMF와 EU 등 국제사회는 이에 따라 우선적으로 긴급 자금지원에 나설 예정이다. IMF는 최근 마련한 '긴급금융법(RFI)'을 통해 전체적 지원에 대한 합의 없이도 10억달러(약 1조720억원)를 우선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긴급금융법은 자연재해 등 외생적 충격으로 국제수지에 긴급한 문제가 발생한 국가들의 자본조달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다.
EU도 이날 벨기에에서 긴급 외무장관 회의를 열고 IMF에 이어 10억유로(약 1조4700억원)를 추가로 우크라이나에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기존에 제시했던 6억1000만유로(약 9000억원)의 조건부 지원보다 늘어난 규모로 유럽의회 승인 후 우크라이나에 조달된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긴급지원은 세 단계에 걸쳐 이뤄질 예정이다. 첫 번째는 20억달러에 이르는 단기 자금조달이며, 다음은 오는 5월 우크라이나 대선 이후 협상을 통해 이뤄질 IMF 구조조정 프로그램이다. 마지막으로 다른 경제기구들이 장기 인프라를 위한 자금 지원에 나선다.
빅토리 야누코비치 대통령이 집권했던 지난 2010년에도 IMF는 우크라이나에 150억달러의 구제금융을 제공하는 대신 경제개혁 조치를 요구한 바 있다. 하지만 야누코비치 대통령은 보조금 지급 등 개혁 사항을 이행치 않아 2011년 지원이 중지됐다. 이후 러시아가 조건 없이 차관을 제공하겠다고 밝히면서 EU와의 협력 관계를 중단했고 이는 야당의 반발로 이어져 현 정국 불안을 일으킨 계기로 작용했다.
[뉴스핌 Newspim] 주명호 기자 (joom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