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로지원법' 산자위 소위 통과
[뉴스핌=함지현 기자] # 중소기업 간 경쟁제품인 합성수지제 창호 제작업계의 B사와 C사는 A사 대표의 장남과 차남 명의로 설립된 별도 법인이다. 특히 C사는 업계 4대 브랜드의 프로파일 압출 라인을 인수해 일반 중소기업이 보유할 수 없는 수익구조를 확보했다.
이들 3개 법인은 합성수지제 창호의 제작·설치 등 중소기업의 수익구조뿐 아니라 프로파일 및 부자재 판매수익 등 대기업·중견기업의 수익구조도 보유하고 있다. 총 매출액은 1500억원을 초과해 중견기업의 규모와 조직도 갖췄다.
합성수지제 창호업계는 사실상 최저단가로 입찰을 받는데, A사와 C사는 중견기업급 규모를 바탕으로 중소기업에서는 운영이 불가능한 단가를 내세워 9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 그간 전자입찰에 참가하지 않았던 B사 까지 최근 참가 움직임을 보여, 업계에서는 3사의 독점적 지위가 가속화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전체회의 장면 [사진=뉴시스]> |
대기업이 법인분할 등의 꼼수로 중소기업을 가장해 중소기업자 간 경쟁입찰에 참여하는 것을 걸러내기 위한 법적 기반이 마련될 전망이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는 20일 법률안 소위원회를 열고 '중소기업제품 구매촉진 및 판로지원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통과시켰다.
여야는 위장 중소기업을 근절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하며 관련 법안을 다수 제출한 상태다. 특히 새누리당 손톱 밑 가시 뽑기 특별위원회는 2월 임시국회 중점 처리 법안 중 하나로 판로지원법을 선정한 바 있다.
새누리당 박성효 의원이 제출한 판로지원법은 중소기업청장이 중소기업자 간 경쟁입찰 참여 제한 대상 여부를 판단할 때 중소기업자에게 해당 기업의 자산 현황 및 경영 상태 등 필요한 자료의 제출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현행법은 전략적으로 분할한 중소기업 등의 경쟁입찰 참여를 제한하고 있으며, 중소기업자 간 경쟁입찰에 참여하려는 중소기업자는 중소기업청장에게 중소기업자간 경쟁입찰 참여제한 대상 여부의 확인을 신청해 확인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중소기업청장은 중소기업자 간 경쟁입찰 참여제한 대상 여부를 결정할 때에 중소기업자가 중소기업제품 공공구매 종합정보망에 등록한 정보에만 주로 의존해 왔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때문에 중기청장이 종합정보망에 등록한 업체에 자산 현황이나 경영 상태 등 필요한 경영 관련 자료를 제출할 수 있도록 하면 전략적인 법인 분할로 운영되는 회사인지 아닌지 파악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되는 것이다.
민주당은 조달시장에 참여가 제한되는 대기업의 지배·종속 계열 중소기업이라도 대기업과 업종이 다를 경우 예외적으로 중소기업 전용 조달시장에 참여가 가능한 현행법의 개선에 무게를 뒀다.
강창일 의원은 대기업과 지배·종속관계에 있는 기업집단에 포함된 중소기업은 '그 업종에 관계없이' 이 법에 따른 중소기업자 간 경쟁입찰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추미애 의원도 중기 간 경쟁입찰에 참여하는 위장 중소기업의 설립에 관여하거나 지배·종속관계에 있는 대기업의 경우에도 공공시장의 입찰 참여를 제한하는 등 불이익을 부과하는 법안을 내놨다. 다만 이번 법안심사 소위를 통과하진 못했다.
한편, 공공기관이 제품을 구매할 때 중소기업의 제품을 일정비중 이상 구매하도록 한 현행법을 어길 경우 제재 규정을 강화하는 판로지원법안(민주당 김동철·전순옥 의원 발의)도 소위를 통과됐다.
현행법상 중소기업제품의 내수판매 활성화를 위해 공공기관이 해당 연도에 구매할 제품의 구매총액 대비 50% 이상을 중소기업제품으로 구매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적절한 제재 규정이 없다는 지적이다. 최근 5년 동안 이 규정을 지키지 않은 공공기관이 연평균 22개에 이르며 일부 공공기관은 5년 동안 단 한 차례도 중소기업제품 구매비율을 지키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스핌 Newspim] 함지현 기자 (jihyun03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