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업 정책조율 어려워 '정책의 질 저하' 우려도
[뉴스핌=김지유 기자] '경제정책 1번지'라는 세종청사 공무원들이 여전히 업무 적응에 힘들어하고 있다. 무엇보다 서울과 세종시를 오가야 하므로 직원들 간 '스킨십 결핍'이 심각한 수준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결국 제대로 된 정책조율이 안될 경우 결과적으로 정책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들린다.
▲ 정부세종청사 전경 [제공=뉴시스] |
세종청사 공무원들의 입을 빌리면 가족의 생활여건이나 부담스러운 이주비용 때문에 세종시에서 거주하지 못한다. 매일 통근하는 직원이 상당수에 이르는 상황에서 열차나 통근버스 시간에 맞추려면 저녁회식은 엄두도 낼 수 없다.
산업통상자원부 모 국장급 공무원은 "시간이 거의 점심 때만 가능하다보니 단체회식은 하기가 어렵다"며 "과장급 정도만 가끔 모여 식사하는 정도"라고 전했다.
그는 세종시에 내려온 한달 반 동안 직원들과 회식 한 차례 못했다며 가장 아쉬운 대목으로 '직원들과의 스킨십 부족'을 꼽았다.
또 다른 국장급 공무원도 이같은 직원들 간 스킨십 결핍에 공감하며, 이 같은 현상이 상호간 의사소통을 막고 결과적으로 정책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결과적으로 생산된 정책의 질이 떨어진다고 볼 수 있다"며, "정책 결정이 충분한 논의와 토론을 거치는 투웨이(Two-way) 방식이 아닌 일방적인 원웨이(One-way)방식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생긴다"고 토로했다.
한 과장급 공무원은 청사의 방대한 크기에서 오는 스킨십 결핍도 문제로 꼽았다.
그는 "여기에서는 내부 안테나를 세우기도 너무 힘들다. 공간적인 측면에서 엘리베이터나 흡연구역도 너무 제각각이라, 외부는 물론 내부 사람들과도 만날 기회가 훨씬 줄었다"고 아쉬워했다.
이는 최근 독자적인 업무보다 부처간, 또 부처내 '협업'을 중요시하는 상황과도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또 다른 과장급 공무원은 "과천에선 관련업체 사람들을 10명 만났다면 이제는 5명 만나기도 힘들다"며 정보부족을 호소하기도 했다.
그는 "업체를 만나면서 해당 업무 안팎으로 비축되는 것들이 있는데 그런 면에서 한계가 있더라"고 덧붙였다.
한편, 정부세종청사에서의 업무안정성 전망에 대해선 의견이 갈렸다.
한 국장급 공무원은 "새집으로 이사를 왔으니 어수선한 것은 당연하다"면서 "구조적으로 서울과 세종을 오가야 하기 때문에 쉽게 안정되긴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또 다른 과장급 공무원은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나갈 것"이라며 "구체적으로 방안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스마트센터 등을 활용한 방법이 있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김지유 기자 (kimji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