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체방크·바클레이스 등 자본확충·수익성 부담
[뉴스핌=노종빈 기자] 오는 18일로 예정된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자본규제 강화조치로 미국 내 외국계 대형은행들의 수익성 타격이 우려되고 있다.
연준은 자산 규모 500억 달러 이상의 외국계 대형은행들은 즉각 미국내 지주회사를 설립토록 하고 자기자본 비율도 미국내 금융지주사 수준으로 강화하는 내용의 '외국은행조직규정(FBO)'을 변경할 예정이다.
16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번 조치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는 외국계 은행은 독일계 도이체방크와 영국계 바클레이스, 스위스계 UBS와 크레디트스위스 등이다.
자가자본 비율을 강화하는 것은 향후 금융위기 상황 발생할 수 있는 부실 상황을 대처하고 예방토록 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번 규제 강화의 배경으로 연준은 유럽과 아시아 금융시장에서 단기 유동성 부족 상황이 발생할 경우 현지 금융당국이 자국 금융기관들에 대한 유동성 공급을 우선하고 미국계 금융사들에 대한 대책 마련에는 소홀할 수 있기 때문에 이와 관련한 형평성을 강조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번 조치로 인해 외국계 은행들은 추가로 미국 내에 자본을 이전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금융전문 로펌인 데베보아앤핌턴의 그렉 리욘스 파트너는 "미국 연준이 외국은행들의 입장을 양해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아주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연준은 관련 언급을 피했다.
연준의 새로운 규정은 적용대상인 외국계 대형은행들이 즉각 미국 내에 금융지주사를 설립토록 하고 자국 금융지주사들과 동일한 조건 하에서 경쟁하도록 명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자기자본 규제가 여타 글로벌 각국에 비해 높은 수준이어서 이를 적용할 경우 외국계 금융사들의 향후 매출은 물론 사업 입지가 크게 축소될 전망이다.
한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연준의 조치는 자산규모 500억달러 이상인 18개 외국계 대형은행들을 대상으로 적용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까지 논의된 적용 기준은 자산규모 100억달러 이상의 26개 은행들이었다.
쌓아두는 자본이 많다보면 그만큼 자본 비용이 증가하고 유동성의 효율이 낮아져 매출과 순익은 하락할 수밖에 없다.
반면 은행들은 금융지주사 설립 절차가 쉽지 않으니 이를 해결하기 위한 시간적 여유를 달라는 입장도 보이고 있다.
유럽연합(EU)도 미국 연준과 비슷한 금융산업 규제강화 조치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 미셸 바르니에 EU 역내시장·서비스 담당 집행위원은 지난해 10월 "미국 연준이 규제를 강화할 경우 유사한 조치를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뉴스핌 Newspim] 노종빈 기자 (unti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