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기락 기자] “TV 가까이 있지 마라. 더 떨어져서 봐라” 아이들이 있는 집이라면 매일 하게 되고, 듣는 소리다. 아이들 시력이 나빠질까봐 걱정하는 부모의 잔소리지만 아이들은 어느 새 또 TV 앞으로 나간다.
LG유플러스가 지난달 말 출시한 홈보이의 첫 인상은 아이들을 TV로부터에 떨어뜨리는데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에서다.
홈보이는 가정용 전화기에 태블릿PC를 더한 개념인데 모양은 영락없이 오디오다. 아이들을 말을 빌리자면 오락기 같다. 큰 TV화면을 가까이 볼 바엔 홈보이를 보는 게 그나마 아이들 시력을 위해서 나을 것 같았다.
홈보이에는 최고급 오디오 브랜드인 마크레빈슨 로고도 붙어있다. 마크레빈슨이 홈보이 음질을 튜닝했다는 것이다. 마크레빈슨은 소리를 증폭시켜주는 미국의 앰프 전문 제조사다. 렉서스 등 일부 수입차에 채용 중이다. 그만큼 홈보이가 소리에도 신경 썼다는 얘기.
◆LG전자 G패드 채용…교육 콘텐츠가 9만개
태블릿은 LG전자 G패드 8.3인치다. 기존 모델은 거치대를 회전해 가로·세로로 전환해 사용했는데 이번 홈보이는 가로·세로 각각의 거치대를 마련했다.
홈보이 메인화면은 홈오디오, 라디오 등 멀티미디어를 비롯해 EBS홈스쿨, 홈도서관, 어린이동화 등 교육 콘텐츠로 구성돼 있다. 또 홈CCTV, HDTV 등을 갖췄다.
홈보이는 교육 콘텐츠 강화를 위해 EBS홈스쿨 기능을 더했다. EBS홈스쿨을 이용하면 초·중·고 전과정 인터넷강의는 물론 성인을 위한 140만원 상당의 EBS 영어 강의, EBS TV 다시보기 등을 이용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필요한 강의를 선택하고 다운로드 받으면 언제든 다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아이들이 스마트폰에 관심이 크기 때문에 스마트폰을 대체할 만한 교육 기기로도 손색이 없을 것 같다.
홈보이를 처음 사용한 8살 짜리 딸아이는 EBS초등 국어ㆍ수학을 다운받고, 7살 둘째는 어린이동화를 보려고 서로 난리를 피웠다. 홈보이를 30분씩 교대로 쓰라는 엄마의 명령이 새로 생겼다. 이 광경을 본 나는 중얼거렸다. “세상 진짜 좋아졌네~”
또 1만 여권의 홈도서관은 교육 도서 외에 매월 무료 신간을 제공 중이다. 2월 무료 신간은 트렌드코리아 2014, 화폐전쟁3, 관계의 힘 등이다.
홈보이는 집에서만 쓰는 게 아니다. 자동차로 이동할 때 스마트폰의 와이파이를 사용하면 된다. 재잘되는 아이들 소리가 쥐죽은 듯이 사라진다. 카시트에 달려있는 이어폰을 홈보이에 꼽아줬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초·중·고 자녀를 둔 고객이 기본료를 포함해 월 1만4000원(3년 약정 기준)을 내면 EBS 강의 및 방송 등 9만여개의 교육 콘텐츠를 모두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높은 활용도…홈CCTV, 유치원에서도 ‘굿’
홈보이는 활용도가 매우 높다.
홈CCTV는 카메라를 통해 실시간 녹화한다. 특히 스마트폰으로 언제든 볼 수 있는 만큼 아이들을 집에 둔 부모에게 쓰임새가 높을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에서 U+홈CCTV 뷰어를 다운받고, 실시간 보기를 클릭하거나 영상 전화로 연결하면 된다. 또 침입감지(블랙박스) 기능을 켜면 감지 시 휴대폰으로 집안의 상황을 즉시 볼 수 있다.
어린이집 및 유치원에서도 홈보이를 사용한다. 서울 송파구의 A 유치원 관계자는 “유치원 출입 현관에 CCTV 목적으로 사용하고 있다”며 “아이들 부모 외에 외부 사람이 누가 왔는지 저장된 녹화 영상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만일의 사고를 대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라디오를 선택하면 아날로그 느낌의 화면 구성이 색다르다. 채널 및 국가별 프로그램 검색은 자동이지만 아날로그로 표현했기 때문이다. 국내 채널 외에도 전 세계 5만여 채널을 제공한다.
홈보이는 집전화라는 생각이 조금도 들지 않는 멀티미디어 기기다. 마치 어린 시절 기념일 때 받은 ‘종합선물세트’ 같았다. 기존 스마트폰의 기능을 대부분 탑재하면서도 교육용 콘텐츠를 강화한 점이 어린이를 둔 엄마들에게 주효할 것으로 보인다.
LG유플러스가 홈보이의 방향을 교육용 콘텐츠로 정한 이상 독자적인 혹은 차별화된 교육 콘텐츠를 더 보유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엄마라면 LG유플러스에 이점을 꼭 물어볼 것 같다. 교육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개발ㆍ공급할 수 있는지… 교육 만큼은 마케팅 및 상업적으로 이용되면 안 되는 거니까.
[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