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강필성 기자] 학습지업계의 전통적 라이벌 대교와 웅진씽크빅의 올해 사업전략이 극명하게 엇갈려 그 배경을 두고 관심이 모이고 있다.
최근 대교가 글로벌 사업 및 신사업에 시동을 거는 와중에 웅진씽크빅의 신사업은 일제히 중단된 상태다.
20일 학습지업계에 따르면 대교가 2020년 기업가치 10배 성장을 목표로 삼고 올해 해외진출 및 신사업을 본격하기로 한 것에 반해 웅진씽크빅은 부실사업 정리와 기존 수익사업의 집중을 올해 목표로 설정했다.
대교가 외형성장을 본격화한 반면, 웅진씽크빅은 내실 다지기에 집중키로 한 셈이다.
사실 대교와 웅진씽크빅의 이같은 전략 차이는 최근 웅진그룹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웅진그룹이 지난 2012년 법정관리에 들어간 이후 주요 계열사들이 모조리 매각되면서 사실상 웅진씽크빅이 그룹에서 가장 큰 기업이 된 것이다.
웅진그룹의 몰락이 그동안 적극적으로 펼쳐왔던 M&A와 신사업에서 비롯된 것은 웅진씽크빅의 경영이 보수적으로 전환할 수밖에 없는 배경이 됐다는 평가다. 웅진씽크빅은 2010년부터 교육 관련 기업들을 인수하며 공격적 사업을 확대해왔으나 실적부진과 그룹 리스크가 겹치며 2012년 적자전환했다.
이에 따라 웅진씽크빅은 부실사업 정리에 안간힘을 쓰는 형국이다. 지난해 수학·영어학원 사업을 정리한데 이어 미국 자회사 베어포트를 매각했고 현재 컴퍼스미디어의 지분매각을 추진 중이다.
웅진씽크빅 관계자는 “지난해 학습지 가입자가 소폭 증가했다”며 “부실 사업들을 정리하고 내부에서 잘 할 수 있는 수익사업에 집중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는 대교와는 정반대의 행보다. 대교는 최근 학습지 업계에서 신사업 진출에 가장 적극적인 곳 중 하나다.
대교는 지난해 말 학습지에서 벗어나 아예 중국어 전문학원 ‘차이홍칼리지’를 차렸다. 이 중국어학원은 기존 차이홍중국어 학습지의 노하우를 적극 활용해 전문어학원으로 성장시킨다는 전략이다.
이와 함께 해외 진출도 확대하고 있다. 최근 쿠웨이트와 인도 현지에서 마스터 프랜차이즈 형태로 오는 4월부터 현지사업을 추진키로 한 것이 대표적이다. 대교는 이번 계약으로 미국, 홍콩, 호주, 영국,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을 포함한 세계 18개국으로 해외시장을 넓히게 됐다.
이같은 대교의 행보는 학습지 시장 및 출판 시장이 좀처럼 커지기 힘들다는 점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학습지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에 달한 시장으로 크게 수익성이 호전될 계기를 찾기 쉽지 않아 보인다”며 “학습지 업계에서 신사업에 목말라 한 것도 이같은 경향이 컸다”고 분석했다.
이어 “수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웅진씽크빅이 적극적인 M&A를 통해 신사업 진출을 주도해왔지만 이젠 전세가 역전된 형국”이라며 “그룹 대부분의 수익성을 책임지게 된 웅진씽크빅이 하루 아침에 적극적 투자에 나서기는 힘들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