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장 추천 5000명 서류전형 면제
[뉴스핌=김양섭 기자] 삼성그룹이 채용방식을 변경했다. 현재 연 2회 치뤄지는 공채 제도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수시 서류전형 제도를 도입했다. 서류전형에 합격한 구직자들에게 삼성직무적성검사(SSAT)를 볼 수 있는 자격이 부여된다. 아울러 전국 200개 대학 총학장에게 추천권을 부여해, 추천을 받은 구직자는 서류전형을 면제하도록 했다.
15일 삼성은 "기존의 '열린채용'과 '기회균등채용'의 철학과 정신을 그대로 살려 우수한 인재를 선발하면서도 사회적 부담과 비효율을 줄일 수 있는 방향으로 '찾아가는 열린채용'으로 채용제도를 개편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삼성이 내세운 이번 채용방식 변경의 원칙은 크게 다섯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원칙은 '찾아가는 열린채용' 제도를 도입, 연중 수시로 대상자를 발굴할 예정이다.
두번째는 서류전형 도입이다. 삼성측은 "과도한 경쟁의 완화, 사회적 부담과 비용의 절감, 대량 탈락자 양산의 방지를 위해 직무 전문성과 인재상 중심의 서류전형을 운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삼성이 서류전형을 도입한것은 9년만이다. 삼성은 열린채용을 도입하면서 지난 1995년 서류전형을 폐지한 바 있다. 이인용 삼성 커뮤니케이션팀장(사장)은 "정성 평가를 강화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세번째는 전국 모든 대학 총학장에게 추천권을 부여하는 것이다. 추천권 부여는 삼성 '열린채용'과 '기회균등채용'의 정신을 살린다는 취지다. 추천을 받은 구직자는 서류전형이 면제된다. 삼성은 약 5000명의 추천권을 부여할 예정이다. 아울러 학교마다 TO를 달리 배정할 계획이다. 박용기 삼성전자 인사팀장(전무)는 "그 대학 출신이 삼성에 얼마나 많은지, 추천한 구직자들이 얼마나 우수한 인재들이지 등에 대한 레코드를 종합적으로 감안해서 대학에 추천권 TO를 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전국 200대 대학에서 적어도 한 명 이상의 TO를 배정한다는 의미"라며 "구체적인 최저 TO규모 등은 아직 정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네번째 원칙은 '다양한 인재발굴 방식'이다. 채용 직무별 특성에 따라 다양한 인재발굴 방식을 도입해 전문능력을 갖춘 우수인재를 적극적으로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기존의 지원서와 필기시험 등으로는 직무별 전문인력을 판별하기 어려웠던 탓이다.
연구개발직은 학력, 학벌이 아닌 전문능력 중심으로 다양하게 발굴, 양성할 계획으로 대학·기업간 산학협력 과제에 참여한 우수인재, 각종 논문상과 경진대회 수상자 등을 적극 우대할 예정이다.
특히, S/W 인력의 경우, 2013년 신규 도입한 인문계 우수인력 대상의 'S/W 컨버전스 교육'을 대학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전국 주요대학과 협력을 통해전공 및 비전공 인력을 맞춤형 S/W 인력으로 양성하는 등 인문·이공 통섭형 인재 확보에 주력할 계획이다.
영업마케팅직과 디자인/광고직은 전공을 불문하고 직무관련 경진대회 수상자나 인턴십 또는 실무경험이 있는 전문인력을 추천받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우수인력을 발굴할 예정이다.
박 전무는 "학벌은 전혀 보지 않는다"며 "얼마나 자기 분야의 수업을 착실히 수행했는지 또는 그와 관련된 활동을 했는지 등을 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섯째, 직무적성검사 시험의 내용과 방법도 합리적으로 조정한다. 이 사장은 "삼성직무적성검사(SSAT)는 종합적, 논리적 사고를 평가하는 문항을 확대하여 종합적 사고능력과 창의력을 보유한 우수인재가 고득점할 수 있도록 개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직무적성검사(SSAT)는 지식과 암기력 중심에서 논리력 중심으로 개편, 암기나 정답 가려내기 연습이 아닌 오랜 기간의 독서와 경험을 통해 개발되는 논리적 사고력 등을 평가할 예정이다.
단기 집중학습자의 반복 연습에 의한 학습효과를 배제하고 종합적 사고능력을 보유한 우수인재가 고득점 할 수 있도록 전면 개편할 계획이다.
상식영역은 인문학적 지식, 특히, 역사와 관련된 문항을 확대해 역사에 대한 이해를 지닌 우수인재가 선발되도록 추진할 예정이다.
박 전무는 "제도 개편에도 불구하고 지방대 출신에 대한 채용확대, 저소득층 채용할당 여성인력의 사회진출 확대 등 적극적 기회균등의 실현과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열린채용'의 기본 취지는 지속적으로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김양섭 기자 (ssup82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