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봉책 내놓고 사고 반복, 보상도 제대로 안돼
[뉴스핌=최주은 기자] “내용 확인 중이다. 정확한 건 검사가 끝나봐야 안다. 전용 민원센터나 콜센터 접수되는 피해 사례는 아직까지 파악되고 있지 않다.”(KB국민카드 관계자)
“건수로 봐서 정보 유출은 고객 대부분이 해당된다고 보면 된다. 어떤 정보를 유출했는지 내부적으로 (정보 유출자 박 씨가 작업했던 PC환경을 아니까 그걸 보고) 추측정도는 할 수 있지만 정확한 것은 검찰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롯데카드 관계자)
“내부적으로 보안은 더욱 단속하고 있다. 고객에게 통지하고 피해 보상 대책을 알리고 싶어도 확정 명단이 없다.”(NH농협카드 관계자)
사상 초유의 고객 정보 유출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지만, 해당 카드3사는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카드사들은 현재 금융감독원의 특별 검사 기간이고, 검찰 수사 결과가 발표되지 않아 아무것도 명확해진 것이 없다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고객 정보 유출 소식이 알려진지 일주일째지만 카드사는 속수무책인 것이다.
해당 카드사 사장단 3인은 지난 8일 고객 정보 유출이 알려졌을 당시에도 "죄송하다. 착실히 조사를 돕겠다. 내용 확인하겠다" 등의 원론적인 얘기로 언론을 통해 민심을 달래고자 했다.
일주일이 지났지만 당시와 지금은 변한 게 아무것도 없다.
고객 정보를 보유하고 있던 카드사에서 정보가 유출됐다. 유출 진원지인 카드사에서 유출 규모와 정도를 알지 못한 채 검찰 수사에만 의존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문제다.
2차 피해 방지가 안될 뿐더러 피해 고객들은 지속적으로 피싱 전화나 메시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임종인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장은 "검찰의 발표 내용은 피의자들이 카드사 고객 정보를 USB에 담은 이후 자기 PC에서 보낸 정보유출 흔적이 없다는 것"이라면서 "PC방 등 다른 장소에서 정보를 유출했을 개연성은 얼마든지 있다"고 말해 2차 피해 가능성을 열어뒀다.
금융당국도 14일 오후 금융사 수장들을 긴급 소집해 주의를 환기시키는 등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대책은 찾아볼 수 없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수사당국의 수사결과 및 관련법규에 따라 관련자에 대해서는 응당한 법적조치를 하겠지만, 금융당국 차원에서도 법상 허용 가능한 최고한도의 행정제재 부과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모두 발언에서도 원론적인 얘기만 나왔지 고객을 위한 깊이 있는 대안은 찾아볼 수 없다는 지적이다.
카드사 수장들도 8일 대국민 사과 기자간담회를 열었지만, 2차 피해 방지 등의 고객 보호망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이 없는채 상황피하기에 급급한 모습이었다.
금융당국과 해당 카드사가 혼연일체돼 원론적인 얘기를 하는 동안 고객들은 검찰 수사가 끝날 때까지 아울러 당국의 검사가 끝날 때까지 피해 사실을 모른 채 당분간 더 지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되풀이되는 금융사들의 고객정보 유출, 피해자는 있지만 마땅한 보상이 없는 불편한 상황이 언제쯤 끝날 수 있을지 카드사를 포함한 모든 금융사에 묻고 싶다.
[뉴스핌 Newspim] 최주은 기자 (jun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