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연춘 기자] 이마트가 신성장 동력으로 꼽았던 중국 사업에서 초라한 성적표을 받으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1997년 중국 사업에 야심차게 뛰어들었지만 매년 당기순손실을 내며 만성 적자에 허덕이고 있기 때문이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올해 3분기(1~9월)까지 이마트 5개의 중국 법인들은 40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2012년 612억원이던 손실 폭에 비해 크게 줄었지만 적자는 이어지고 있다.
현재 이마트 중국현지법인은 총 5개를 운영 중이다. 이 가운데 가장 큰 손실을 기록한 회사는 이마트가 99.20%의 지분을 보유한 상해이매득초시유한공사로 27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2011년 27개에 달하던 이마트 점포는 현재 16개만 남은 상황이다.
2005년 당기순손실 68억원을 기록 한 뒤 2006년 82억원, 2007년 52억원, 2008년 208억원, 2009년 600억원, 2010년 910억원, 2011년 734억원, 2012년 612억원으로 늘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이마트는 27개 점포에 대해 구조조정하면서 몸집 줄이기에 나섰다.
이마트는 영업 손실 부담완화와 투자자금 마련을 위해 현지 기업들과 점포 매각 협상을 진행했다. 중국 법인 북경이매특상업유한공사를 북경영휘초시유한공사에 지분양도했고, 이외 중국 4개 법인을 영파이매득상업발전유한공사, 항주이매득상업발전유한공사, 상주신세계이매득상업발전유한공사, 태주신세계상업발전유한공사 복건신화도구물엄장고빈유한공사에 지분 매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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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1년 중국 사업의 적자폭이 줄어들지 않자 오너가(家) 직접 구원투수에 나서기도 했다.
이명희 신세계 회장의 사위인 문성욱 부사장이 해외사업총괄을 맡아 해외사업에 전열을 가다듬으며 구조조정을 진두지휘하기도 했다. 문 부사장은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매제로 여동생인 정유경 신세계 부사장의 남편이다.
신세계그룹 내 두각을 드러내지 않았던 이 회장의 사위 문 부사장이 경영 전면에 등장한 만큼 중국 사업은 그룹내 사활이 걸린 문제로 풀이된다. 문 부사장은 중국 사업의 정리 및 신규 매장의 성공적 안착 등 손실을 줄였다는 내부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올해 인사에서 신규사업총괄로 자리를 옮기기도 했다.
이마트 측은 "중국 사업 내 기존 부실 자회사를 정리한 만큼 향후 내실 경영을 다져 나갈 것"이라며 "점장도 중국 내 현지인으로 교체하는 등 현지화 전략에 힘을 쏟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중국 사업이 현재보다 더 축소되지는 않겠지만 중국 사업은 지속적으로 관심을 두는 해외 사업"이라며 "베트남 등 해외 진출을 위한 수업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시장 일각에선 이마트 중국 사업을 포함한 해외 사업에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김기영 SK증권 연구원은 "한차례의 구조조정을 겪은 이마트 해외사업은 내년에도 시련의 연속일 가능성이 높다"면서 "중국 이마트는 11개의 매장을 매각한 이후 16개로 운영중이지만 3분기 누적 순손실이 417억원을 기록해 철수에 대한 가능성을 염두에 둘 시기가 도래했다"고 전망했다.
남옥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국 할인점 사업은 영업부진으로 1차 구조조정을 완료한 상태로 내년에도 추가 구조조정이 예상된다"며 "적자사업부(연 영업손실 600억원대) 철수는 주가에 긍정적인 이벤트로 작용할 것으로 이마트 해외 진출의 또다른 방법으로 조인트벤처(JV)나 몽골 등 현지 기업과의 공동 사업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연춘 기자 (ly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