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해외시장 개척 등 수익성 촉매체 역할 기대
[뉴스핌=최주은 기자] “김창수 사장이 금융권을 맡은 건 2012년 초쯤이었다. 삼성 경력의 대부분을 삼성물산에서 보낸 사람이 화재에 이어 생명까지 회사가 어려울 때마다 적재적소에 발탁된다는 것은 능력을 인정받았다는 것이다.”
지난 2일 삼성그룹 사장단 인사 가운데 삼성화재 김창수(사진) 사장의 삼성생명행이 이목을 끌었다.
삼성그룹에선 배정충, 이수창 전 사장에 이어 이번 김 사장이 삼성화재 사장에서 삼성생명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김 사장은 1982년 삼성물산에 입사해 삼성그룹 비서실 인사팀, 삼성물산 동남아본사 경영지원팀, 삼성물산 감사팀장·인사팀장 등 삼성 경력의 대부분을 삼성물산에서 보냈다.
그는 2007년 삼성물산 기계플랜트본부장(전무) 시절 신사업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대형 플랜트를 연달아 수출해 삼성물산의 외형을 키우는데 일조했다.
이후 삼성물산에서 부사장을 지내다 2012년 2월 삼성화재 사장으로 승진 발탁됐다. 그가 금융 전문 분야에서 일하게 된 것은 사실상 그때가 처음이다.
당시 삼성화재는 국내 시장 포화로 수익성 정체에 빠져 있었다. 때문에 삼성화재의 사업다각화와 함께 해외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했다.
김 사장의 해외시장 진출은 가시적인 성과를 나타내기 시작했다. 삼성화재는 중국직판 자동차보험을 본격 출시했고, 이후 경쟁사들도 직판 형태의 차보험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삼성화재가 해외시장 진출에 교두보 역할을 톡톡히 한 셈이다.
생명보험사 관계자는 "'김창수號'의 삼성화재가 승승장구하는 동안, 삼성생명은 저금리에 따른 자산운용의 어려움과 이차역마진 등으로 고전했다"며 "이 때문에 삼성생명에도 은퇴, 해외시장 및 수익성 제고에 도움될 만한 촉매제가 필요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지난 9월말 기준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총자산은 각각 186조7081억원, 47조7071억원이다. 자산규모에서는 삼성생명이 삼성화재에 비해 약 4배 가량 크지만 자산대비 수익성 측면에서는 삼성화재가 월등하다. 2013회계연도 2분기 누적 순익은 삼성생명은 4401억원, 삼성화재는 3719억원을 기록했다.
한편, 삼성그룹은 김창수 사장을 삼성생명 대표이사로 내정한 것은 수익성 제고를 지속 추진하는 한편, 은퇴시장, 해외 등 성장시장 공략을 가속화해 국내 1위를 넘어 초일류 보험사의 반열에 오르는 데 매진하도록 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최주은 기자 (jun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