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홍승훈 기자] 한-중 FTA 2단계 첫 협상이 '쉬운 것부터 추진한 전략' 속에 양국간 양허안과 협정문 교환 등이 순조롭게 이뤄지며 마무리됐다.
다만 정부가 과거와는 달리 농산물 등 '초민감품목군'을 배제하고 보다 쉬운 '일반, 민감품목'만 협상테이블에 올리는 '현실적(?)' 선택을 한 만큼 이번 협상에 성과물이 컸다고 보기엔 이르다는 시각도 있다.
22일 산업통상자원부 우태희 통상교섭실장은 과천 정부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18일부터 22일까지 열린 한중 FTA 2단계 첫 협상인 8차협상에선 1단계에서 합의된 모델리티(협상기본 지침)을 바탕으로 상품, 서비스/투자, 규범/협력분야 등 3가지 측면에서 논의됐다"고 설명했다.
우 실장은 "양측이 양허초안(Offer)과 함께 텍스트 형식이지만 원산지와 통관, 무역구제 등 협정문도 교환했다"며 "중국이 생각보다 성실하게 양허안을 만들어 왔다"고 평가했다.
이번에 우리측이 낸 일반 및 민감품목은 철강, 석유화학, 기계류 등이 있고, 중국측은 철강, 석유화학, 기계류를 포함해 비철금속, 의류 등도 포함시켰다. 양국 모두 민감도가 낮은 일부 농산물을 포함시키기도 했다.
우 실장은 "이번에 제외된 초민감품목은 9차협상에서 추가 교환키로 했다"며 "중국도 이번 만큼 높은 수준의 FTA를 추진하는 것은 처음이어서 우리가 기대했던 것보다는 거리가 있었던 게 사실이다. 때문에 협정문에 대해선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본다"고 총평했다.
일반품목군은 즉시철폐 혹은 10년내 철폐에 해당되는 품목이며, 민간품목군은 10년 이상, 20년 철폐에 해당되는 품목이다.
문제는 내년초로 예상되는 9차협상에서 논의될 양허제외 등의 초민감품목. 이에 대해 우 실장은 "이번에는 다른 협상과는 달리 쉬운 것(일반, 민감품목)부터 파악하고 어려운 것(초민감품목)으로 추후 들어가기로 했었다"며 "농산물 등 초민감품목의 경우 우리측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통상 전문가들은 한국 정부가 협상 모멘텀을 떨어뜨리지 않기 위한 현실적 전략을 택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국내 한 통상 전문가는 "초민감품목군에 대해선 아직 개별관세 모델리티 등도 정해지지 않았고 대내협상도 필요해 먼저 협상을 해나가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다만 정부는 1단계에서 2단계로 발빠르게 협상을 진행하면서 협상 동력을 잃지않고 모멘텀을 유지하기 위해 '쉬운 것부터 처리하는' 전략을 택한 것 같다. 현실적 판단이다"고 해석했다.
한편 최근 가입시점을 두고 논란이 되고 있는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과 관련, 우 실장은 "누누히 강조했지만 FTA 등 여러 통상전략 가운데 한중FTA를 우선순위에 두고 집중하고 있고 이는 중국도 마찬가지"라며 "이것부터 속도를 내서 빨리 매듭짓겠다는 게 우리 판단이다. TPP는 최근 공청회 결과를 갖고 내부적으로 추가적인 의견수렴을 통해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중국서 열린 통신서비스 분과에 대해선 "금융과 통신분과를 어렵게 열게 됐는데 이는 열었다는데 의의를 두고 있다. 일단 협정문 제출해서 중국측과 의견교환을 한 정도로 봐달라"고 답했다.
[뉴스핌 Newspim] 홍승훈 기자 (deerbear@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