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동호 기자] 일본은행(BOJ) 정책결정자들은 미국의 통화정책 변화에 따른 글로벌 금융시장의 영향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엔저로 인한 에너지 수입 가격 상승 요인을 제거하면 소비자물가가 기대한 만큼 상승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6일 공개된 BOJ의 10월 통화정책회의 의사록은 당시 BOJ 금융정책 심의위원 중 일부가 "미국의 통화정책 방향에 따른 시장 변동성 확대 위험에 주의해야 한다"는 점을 지적했다고 전했다.
당시 회의는 미 연방준비제도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양적완화를 유지키로 한 이후 열린 것으로, 금융정책위원들은 시장참가자들이 미국의 통화정책 향방을 더 예측하기 어려워졌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한 일부 위원들은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에 대한 기대감이 커질수록 신흥국에서 투자자금이 빠져나갈 가능성도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일부 위원들은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 추세가 주로 엔화 약세에 의한 에너지 수입가격 상승에 기반했다고 보고, 세계 경제의 디스인플레이션 추세가 종료되지 않은 이상 이런 요인이 제거되면 물가가 계속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의사록은 "한 위원은 지난해 에너지 가격 하락의 기저효과가 사라지면 소비자물가지수 상승세가 중단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고 기록했다.
당시 9명의 위원들은 최근 기대 인플레이션이 상승하는 일부 조짐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점에 대해서는 의견이 일치했지만, 일부 위원들은 중장기 기대 인플레이션 변화가 미미하다는 점에도 주의를 기울일 것을 촉구했다.
지난달 3~4일 이틀간 열린 BOJ 회의에서 BOJ는 본원통화를 연간 60조~70조엔 늘리기로 한 기존 통화정책을 유지했었다.
정책심의위원들은 일본 경제의 지속적인 회복을 위해 강력한 대외수요와 제조업이 수반돼야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여전히 이 두 부문이 상황은 취약하다는 평가다.
당장은 정부의 경제 대책 등으로 경제활동이 크게 악화되거나 하지 않을 것이란 컨센서스 속에 일부 위원은 최근 수출 회복 속도가 부진한 것에 대해 이는 일본 경제의 경쟁력 하락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지적하며 우려를 표명했다고 의사록은 전했다.
[뉴스핌 Newspim] 김동호 기자 (good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