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정치 리스크 해소에 따른 미국 국채시장 랠리가 이어졌다.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2주간 최고치로 하락했다.
연방준비제도(Fed)가 양적완화(QE)를 상당 기간 지속할 것이라는 의견에 힘이 실리면서 ‘사자’가 몰렸다.
17일(현지시간)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7bp 급락한 2.598%에 거래됐고, 30년물 수익률도 6bp 떨어진 3.667%를 나타냈다.
3개월물 수익률이 4bp 하락했고 5년물 수익률이 6bp 밀렸다.
연방정부 기능이 재개됐지만 정상화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정부 부처의 결제부터 주요 경제지표 발표까지 실무가 온전하게 가동되려면 16일간의 공백을 채워야 하기 때문이다.
이미 실물경기의 파장이 상당 규모에 이른다는 분석이 꼬리를 물고 있다. 특히 스탠더드 앤 푸어스(S&P)는 연방정부 폐쇄로 인한 4분기 국내총생산(GDP) 손실이 240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했다.
이와 함께 이번 합의가 한시적인 미봉책일 뿐 근본적인 해결안이 아니며, 최근 상황이 내년 초 재연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적인 문제가 국채시장의 상승 흐름을 막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연준의 QE가 지속될 것이라는 기대 역시 국채 가격 상승에 힘을 실었다.
페더레이티드 인베스터스의 도널드 엘렌버거 매니저는 “투자자들이 다시 연준에 시선을 집중하고 있다”며 “시장 불확실성과 경기 부진에 대한 우려가 연준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준 정책자들 사이에서도 이른바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이 당분간 어렵다는 의견이 번지는 상황이다.
BNP 파리바의 폴 몬테킬라 채권 투자책임자는 “단기물 국채는 지금이 매수 기회”라며 “일종의 정상화 과정으로, 당분간 강한 상승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로존에서는 독일 국채가 전반적인 상승세를 이끌었다. 최근 내림세를 보인 독일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6bp 하락한 1.87%에 거래됐다. 오스트리아 10년물 국채 수익률도 5bp 내린 2.25%를 나타냈다.
크레디 아그리콜의 올랜도 그린 채권 전략가는 “연준의 테이퍼링 연기에 대한 기대가 국채시장을 장악하고 있다”며 “경기 전반의 불확실성이 크다는 점도 안전자산을 끌어올린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스페인 10년물 수익률은 4.30%로 보합에 거래됐다. 이날 스페인 정부는 16억유로 규모의 2018년 만기 국채를 평균 3.059%의 금리에 발행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