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기락 기자] 서울 강남에서 100km여 떨어진 충북 진천. 이곳 문백면에는 현대모비스 전장품 생산의 ‘母공장(Mother Plant)’으로 불리는 진천공장이 자리했다.
진천공장에서 생산 중인 전장품의 표준이 중국을 비롯해 미국과 인도 등 세계 각지 현장으로 확산되는 만큼 진천공장이 상징하는 바는 매우 크다.
진천공장은 국내 최대의 자동차용 전장품 전용 생산 공장이다. 지난 2008년 2월 준공해 8만4000㎡(약 2만5000평)의 부지 위에 건평 5만6000㎡(약 1만7000평)의 사무동과 공장동 건물로 구성돼 있다.
16일 오후에 방문한 진천공장 사무동 1층에는 현대모비스 기술을 볼 수 있는 홍보관이 들어서 있다. 자동차용 오디오부터 최첨단 신기술을 적용한 미래형 제품까지 다 있다.
이중 휴대폰의 애플리케이션을 자동차에서도 사용할 있는 AVN(오디오·비디오·내비게이션) 4세대 제품이 기아차 신형 쏘울 및 K5 후속 차종에 적용될 예정이다.
이 기술이 보급된다면 자동차용 애플레케이션 개발 속도가 빨라지겠다. 기계산업을 기반으로 한 자동차 산업이 IT와 융합되고 있다는 생각이 새삼 놀라왔다.
한쪽 벽면에는 액튠 사운드 시스템 구성도가 붙어있다. 액튠은 자동차를 콘서트홀처럼 만들어주는 현대모비스의 최고급 오디오 시스템이다. 스피커는 우리 종이인 한지를 활용해 만든 점이 인상 깊다.
액튠은 기아차의 최고급 세단인 K9에 세계적인 오디오 브랜드 렉시콘과 함께 적용돼 품질 우수성을 입증하고 있다는 게 회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또 아직 상용화 전이지만 야간 주행 시 적외선 카메라를 이용해 멀리 있는 사물을 볼 수 있는 기술도 개발됐다.
본관 뒤편에 있는 생산라인으로 이동하려면 신발을 갈아신고, 특수 처리된 가운을 입어야 한다. 정밀한 전자부품을 만드는 현장인 만큼 먼지 등으로 인한 정전기를 예방하기 위해서다.
신발 청소기에 올라서면 신발 바닥의 먼지가 물에 씻겨 나간다. 생산라인 입구에서는 에어 샤워기를 거쳐야 비로소 들어갈 수 있다.
생산라인의 환경은 마치 ‘청정지대’ 같다. 공장 보다는 깨끗한 사무실에 더 가깝다. 이를 통해 무(無)결점의 품질을 이루겠다는 의지를 거듭 강조하려는 것 같다.
진천공장에서 생산되는 제품은 크게 오디오 제품군과 보디 및 새시 제품으로 구분할 수 있다. 오디오 제품군은 AVN, 모바일 텔레매틱스 시스템, 룸미러 하이패스 등이다. 보디 및 섀시 전장품으로 보디 제어(BCM)·에어백 제어 유닛(ACU), ABS와 MDPS 등 안전 및 편의장치를 제어하는 센서 등이다.
SMD(Surface-Mount Devices) 라인은 인쇄 회로 기판에 필요한 부품을 장착하는 공정이다. 대부분 자동화 라인이지만 부분적으로 사람이 장착하기로 한다. 이곳에서 연간 28억점의 부품이 생산된다. 불량률은 5ppm 이하로 선진국 수준이다.
메카트로닉스라인에서는 AVN과 오디오가 생산된다. 3교대 근무하고 1~2명씩 배치된다. 최근 도입된 신규 라인은 100% 자동화다. 이곳에서는 총 97명이 일하고, 연간 152만대의 제품이 나온다. 중국에서 온 산업 연수생도 근무 중이다.
진천공장 올해 예상 매출액은 국내 기준 2조8000억원, 해외 매출은 7000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한편 현대모비스는 이날 경기도 용인 마북 연구소에 전장연구동을 준공하고 2015년까지 R&D에 1조8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백정국 현대모비스 기술전략팀장은 연구개발 추진방안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전장 매출 비율을 현재 10%에서 향후 20%로 늘릴 계획”이라며 “시스템 기술과 전자 기술을 합쳐 전자기술 전문화와 국제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통해 현대모비스는 ▲모듈 기반화 ▲핵심 부품/시스템 독자화 ▲차세대 기술 육성 등 R&D 세 축을 집중 육성하겠다는 전략이다.
[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