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연방정부 폐쇄 사흘째로 접어든 4일(현지시간) 미국 의회가 예산안과 부채한도 증액의 쟁점에 대해 이견을 좁히지 못한 가운데 달러화가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날 발표가 예정됐던 노동부의 9월 고용지표 발표가 연기되는 등 연방준비제도(Fed)의 이른바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이 이달에도 단행되기 어렵다는 의견이 확산됐지만 달러화는 완만한 오름세를 나타냈다.
이날 뉴욕외환시장에서 유로/달러는 0.50% 떨어진 1.3551달러에 거래됐다. 장 초반 완만한 상승세를 보였던 환율은 하락 반전, 달러화가 상승세로 돌아섰다.
달러/엔은 0.19% 상승한 97.45엔을 나타내 달러화가 엔화에 대해서도 소폭 오름세를 나타냈다. 달러 인덱스는 초반 약세 흐름을 뒤집고 0.51% 상승, 80.14에 거래됐다.
유로/엔은 0.32% 떨어진 132.04엔에 거래, 엔화가 유로화에 대해 상승했다.
미국 의회는 대치 국면을 해소할 수 있는 실마리를 찾지 못한 상황이다. 존 베이너 공화당 하원 의장은 정부 폐쇄와 디폴트 리스크를 원치 않는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헬스케어 관련 내용의 수정과 함께 예산 삭감 없이 부채한도를 증액할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애틀란타 연은의 데니스 록하트 총재는 “연방정부 폐쇄로 인해 통화정책 방향을 좀 더 조심스럽게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당분간 양적완화(QE)를 지속할 뜻을 밝혔다.
외환시장 투자자들의 경계감이 점차 높아지는 모습이다. BNP 파리바의 바실리 세레브리아코프 외환 전략가는 “정부 폐쇄 기간이 길어질수록 경제적 타격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여기에 부채한도 증액 협상이 시간을 끌 경우 파장은 더 클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즈호 은행의 사이린 하라질리 전략가는 “최근 달러화 하락은 연방정부 폐쇄에서 초래된 것이지만 투자자들이 가장 크게 우려하는 것은 부채한도 증액 협상”이라며 “상황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투자자들의 경계감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호주 달러화가 상승했다. 중앙은행이 금리 인하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면서 호주 달러화는 미국 달러화에 대해 0.42% 상승했다.
최근 강세 흐름을 연출했던 영국 파운드화는 최근 상승폭이 부담스럽다는 의견이 번지면서 주요 통화에 대해 하락했다.
파운드화는 달러화에 대해 0.87% 떨어졌고, 유로화에 대해서도 0.39% 하락했다.
라보뱅크 인터내셔널의 제인 폴리 외환 전략가는 “최근 파운드화의 상승을 이끌었던 모멘텀이 힘을 다했다”며 “단기 랠리가 과도했다는 판단이 번지면서 투자자들이 차익실현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