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약세 부추길 것…하락속도는 당국이 좌우"
[뉴스핌=박기범 기자] 10월 원/달러 환율의 하락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 'Mr.Long'(평소 원/달러 환율 상승 뷰 예상)으로 불리는 NH농협선물 이진우 센터장까지도 원/달러 환율의 하락을 예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7일 NH농협선물, 삼성선물, 우리선물의 10월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선물회사는 "10월 원/달러 환시는 하락 우호적인 장이 펼쳐질 것"이라며 "하락 속도는 당국이 좌우할 것"이라고 같은 결론을 내놓았다.
외인들의 달러 매도, 꾸준한 경상 흑자 속 국내 달러 공급 우위, 줄어든 양적완화 축소 기대감 등이 하락을 전망하는 주요 골자다.
◆QE 테이퍼링을 테이퍼링(tapering)하는 美 연준
연초 시장 예상을 비웃듯 미달러 강세 속도는 예상보다 가파랐다. 부침은 있었으나 강세 추세를 유지하며 미달러는 올해 7월 고점을 형성했다(달러지수 기준).
미국의 양적완화(이하 QE) 축소와 경기 회복 기대감이란 두 큰 축이 달러 강세 요인이 있었기 때문이다. 즉, 미국의 통화정책이 가장 긴축적일 것이라는 전망과 미국 경기가 상대적으로 가장 탄탄한 회복세를 보여 미달러는 지지됐다.
하지만 7월 이후 빠르게 상승폭을 축소했고 지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테이퍼링 지연을 확인하며 급락세를 나타내 올해 상승폭을 대부분 반납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오바마케어'를 둘러싼 미국 정가의 정치 싸움으로 10월 달러 인덱스의 추가 하락을 예상했다. 이는 QE 축소(테이퍼링) 가능성을 더욱 줄어들게(테이퍼링) 만들어 달러 약세를 부추길 것이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NH 농협선물의 이진우 센터장은 "2011년 이후 강세 흐름 재개 여부가 중요하다"며 "이에 달러인덱스 80에서의 공방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선물 손은정 연구원은 "10월 FOMC 분위기가 현재보다 더 매파로 치우칠 수 있다"며 "10월 인선 과정 및 결과에 따라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고 미 달러 반등의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꾸준한 외인 매수세
경상흑자 기조가 견조하게 이어지는 가운데 주식 시장에서 외인들의 매수세 역시 지속될 것으로 연구원들은 전망했다. 다만 매수 폭은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선물 전승지 연구원은 "원화 저평가, 원화 절상 기대감, 탄탄한 중국 경기 등으로 외국인들의 주식 매수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2011년 이후 외국인의 최대 집중매수 규모가 10조원 안팎이었다"며 "대외 불확실성 속에 금융위기 이후 저점인 1050원 부근에서는 추가 매수가 부담스러워 매수 기조는 완만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채권 시장에서 외국인들의 움직임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렸다.
이진우 센터장은 "한동안은 주식과 채권을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으로 구분하는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채권도 당분간은 원화 자산으로 인식하고 접근해야 한다"며 외인들의 매수를 예상했다.
반면 손은정 연구원은 "현재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채권시장에 대한 투기성 매수세를 늘린 것"이라며 "다만 외인의 국채선물 포지션이 이전에 비해 가벼운 데 따른 일시적 순매수일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당국의 연저점 수호 의지
1080원대로 레벨을 낮춘 이후 거세진 외환 당국의 개입이 하락 속도의 실마리를 쥘 전망이다. 연저점을 밑돌 경우 원화 강세 기대가 커져 외환당국이 연저점을 쉽사리 내주지 않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이진우 센터장은 "외국인의 자본 유입을 중장기적으로 한국 경제의 교란 요인으로 평가하는 당국 입장을 볼 때 원화의 무한정 강세는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승지 연구원은 "작년 12월에도 1080원 하향 돌파 후 매물 소화 과정이 한 달 이상 소요됐다"며 "올 10월에도 여전히 매물부담 속에서 당국이 매물흡수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나설지가 하단 레벨에 중요 변수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연구원들이 예상한 10월 원/달러 환율의 컨센서스는 1058.33원~1096.66원이었다. 예상 저점 중 최저점은 1055.00원, 최고는 1065.00원이다. 또한, 고점 중 최저는 1090.00원, 최고는 1100.00원을 각각 기록했다.
[뉴스핌 Newspim] 박기범 기자 (authenti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