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협상 타결후 일주일새 40원 급등
[뉴스핌=박기범 기자] "공화당과 민주당이 적당히 타협을 볼 것이다"
이는 1일(국내시간)마감인 미국 정가의 예산 및 부채한도 증액 협상과 관련한 서울 환시의 일반론이다.
대부분 시장참여자는 최근 민주·공화 양당의 정치 패턴을 고려해 막판 벼랑 끝에서 극적인 '타협'을 이룰 것이라고 낙관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딜러들은 지난 2011년 8월 초, 약 1주일간 40원 가량 급등한 원/달러 환율을 고려할 때 아직 낙관하기 이르다고 주장한다.
낙관론을 경계한 시중은행의 A 딜러는 "확률적으로 보면 부채한도 협상이 당연히 될 것이란 기대감이 크지만 협상이 결렬되거나 협상 과정상의 문제로 미국 신용 등급이 강등된다면 후폭풍은 상당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의회 합의를 예단하기엔 정치 과정 자체의 불확실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2011년 4월 8일 2011년 미국 회계연도 예산안 협상이 타결된 이후 부채증액 문제와 관련해서는 약 넉달의 시간이 필요했다. 더욱이 8월 2일 미국 의회 및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 연방정부 부채상한 증액안에 가까스로 합의했으나 합의안은 실망스러웠다.
그 결과는 미국의 신용 등급 하락으로 이어졌다.
S&P는 미국이 신용등급의 강등을 막기 위해서는 약 4조 달러의 감축안이 필요하다고 제시했으나 미국 의회와 정치권은 채무한도 증액과 함께 재정적자 감축안 규모를 2조 1000억 달러로 제시했다.
이에 2011년 8월 6일(한국시간, 토요일) S&P는 "미국이 의회와 행정부 간에 부채상한 증액을 비롯한 재정적자 감축 계획을 타결했지만 재정적자를 줄이는 데에는 부족한 결정이다"고 평가하며 신용 등급을 강등했다.
당시 주말 시중은행 딜러들은 변동 폭을 줄이려는 당국의 노력 등을 근거삼아 환율의 오름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환율은 급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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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한국은행 |
그리고 사흘이 지난 8월 9일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1100원선 상향 돌파 가능성을 열어둘 것을 주문했다. 심지어 한국경계연구원 거시경제실에서는 "그동안 미국의 곪아왔던 것이 터진 만큼 금융위기 때 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이후 미 FRB가 적어도 앞으로 2년가량 초저금리 정책을 유지한다고 발표한 이후 급등세는 잦아들었다.
미 정부가 예산안 처리를 30일 자정(현지시간)까지 처리하지 못할 경우 미국 정부는 셧다운에 들어간다. 이후 채무 불이행까지 보름 남짓한 시간이 남았다. 시장은 미국 정부가 원만하게 합의할 것으로 낙관하지만 지난 2011년 몰아쳤던 환시의 패닉을 되돌이켜볼 때 이번 예산안 역시 불확실성을 이끄는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배제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뉴스핌 Newspim] 박기범 기자 (authenti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