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연방정부 폐쇄에도 금 선물이 큰 폭으로 하락, 2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주식과 채권 등 증시 전반에 걸쳐 안전자산 선호 심리를 찾기 힘들었고, 금값 역시 이 같은 맥락 위에서 약세 흐름을 보였다.
1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금 선물 12월 인도분은 40.90달러(3.1%) 급락한 온스당 1286.10달러에 거래됐다.
미국 연방정부가 17년만에 폐쇄되는 사태가 벌어졌지만 안전자산 금에 대한 ‘사자’를 찾기 어려웠다.
대규모 거래량을 동반한 이날 금값 폭락은 대형 펀드의 포트폴리오 재편 과정에서 쏟아진 매물과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의 저하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US 뱅크 웰스 매니지먼트의 로버트 하워드 전략가는 “대다수의 투자자들이 이날 정부 폐쇄를 예상했고, 이에 따른 안전자산 강세를 전망했지만 의외로 금값이 대폭 하락했다”며 “미국 국채가 인플레이션을 웃도는 수익률을 내자 안전자산을 찾는 투자자들이 국채로 몰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H.C. 웨인라이트의 제프리 라이트 매니징 디렉터 역시 “단기적으로 안전자산 수요가 제한적”이라며 “금 선물의 매도가 폭발적으로 나온 것도 이 때문”이라고 전했다.
그는 “하지만 정부 폐쇄가 내주까지 이어질 경우 시장심리와 자산 가격 움직임에 반전이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함께 일부 대형 펀드가 포트폴리오 조정 과정에 금을 대량 매도하면서 가격 하락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왔다.
밀러 타박의 앤드류 윌킨슨 전략가는 “금값이 대규모 거래량을 동반하며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은 주요 펀드가 매도에 나선 탓”이라고 전했다.
라모렉스 앤 코의 이브 라모렉스 대표는 “정부 폐쇄 상황은 가뜩이나 저조한 인플레이션의 상승을 차단할 수 있는 요인”이라며 “인플레이션 하락 압박이 높아질 것이라는 관측이 번지고 있고, 이는 금값 상승을 가로막는 재료”라고 설명했다.
골드포캐스터닷컴의 줄리안 필립스 대표는 “오는 17일까지 예산안과 부채한도 증액 문제가 가닥을 잡지 못할 경우 미국 신용등급이 강등될 수 있고, 이에 따른 충격이 실물경기와 자산 시장을 강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밖에 주요 금속상품이 일제히 큰 폭으로 떨어졌다. 백금 1월물이 27.10달러(1.9%) 내린 온스당 1385.30달러에 거래됐고, 팔라듐 12월물은 8.25달러(1.1%) 하락한 온스당 718.90달러를 나타냈다.
은 선물 12월 인도분이 53센트(2.5%) 급락한 온스당 21.175달러에 마감했고, 전기동 12월물 역시 5센트(1.5%) 떨어진 파운드당 3.2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