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서정은 기자] 개인투자자 김순덕(가명)씨는 신문에 어느 기업이 세무조사를 받는다는 기사가 나오면 속으로 환호한다. 그가 정의로운 사회를 좋아해서가 아니다. 사 볼 만한 주식이 생겼다는 생각에서다.
통상 세무조사를 받는다는 기사가 나오면 당일 해당 기업의 주가는 떨어진다. 그리고 한동안 조정을 받다 반등한다. 세무조사로 인한 기업의 펀더멘털 훼손이 그리 크지 않고, 세금을 추가로 더 낸다해도 일반적으로 그 금액이 적기 때문이다.
<자료 = 현대증권 제공> |
CJ E&M는 지난 26일 서울지방국세청으로부터 세무조사를 받았다. 지난 2월 정기세무조사를 받은 터라 이번 조사는 특별세무조사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에 27일 주가가 개장과 함께 3% 이상 곤두박질쳤다. 하지만 슬금슬금 낙폭을 줄여 1.63% 하락으로 마감한 뒤 이날은 1% 이상 올랐다. 단 2거래일 만에 이전 주가 수준을 회복한 셈이다.
포스코도 이달 초 불어닥친 세무조사 칼날을 맞아 주가가 흔들렸다. 하지만 미국 유럽 중국 등 경기가 회복세를 타면서 철강업황이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에 묻혀버렸다. 단 하루 0.46% 내리는 것으로 세무조사 이슈는 소멸됐다.
롯데쇼핑은 지난 7월 16일 세무조사 소식이 전해진 후 사흘연속 하락했다. 그렇지만 약 한달 반만인 9월 5일, 이전 주가를 회복했다. 내수경기 부진으로 인해 회복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다는 평가다.
세무조사에 끄덕없던 종목도 있다. LG패션은 지난 25일 세무조사를 받았다는 보도가 전해졌지만 25일을 포함해 3거래일 연속 주가는 상승세를 이어갔다.
대우건설, 두산중공업, KT&G 등 올해 세무조사를 받은 기업들도 빠르면 당일, 늦어도 1~2달 내에 주가를 회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두고 증시 전문가들은 '주가의 선행성'에 집중했다. 주가가 불확실성을 미리 반영한다는 측면에서 세무조사가 초단기 악재로 작용한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정기 세무조사거나 기업의 펀더멘털을 해치지 않는 범위의 여파라면 오히려 저가매수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윤정선 현대증권 연구원은 "세무조사가 단기적으로는 악재가 될 수 있지만 조사에서 특별한 이슈가 나오지 않는 이상은 주가는 금세 회복될 수 있다"며 "오히려 이로 인해 주가가 떨어진다면 저가 매수 기회가 될 수 있지 않겠느냐"고 설명했다.
윤 연구원은 "실질적으로 세무조사가 얼마나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는 사안에 따라 다른만큼 무조건 세무조사는 악재라는 인식은 지양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서정은 기자 (lovem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