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경제 지표 호조에 금융시장이 축포를 터뜨리고 있지만 경기 회복이 오히려 덫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연방준비제도(Fed)의 자산 매입 축소 여부와 무관하게 경기 개선에 따른 국채 수익률 상승이 회복의 발목을 잡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최근 경기 회복이 주식 및 부동산 시장의 상승에 기반을 둔 만큼 연준의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이 부의 효과를 희석시키면서 최악의 경우 침체를 야기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17일(현지시간)부터 이틀간 진행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이 월 850억달러 규모의 자산 매입을 100억~150억달러 가량 축소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연준이 공격적인 부양책에서 한 발 물러서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채권을 포함한 자산 시장 거품에 대한 우려가 날로 높아지는 데다 경제 지표 개선이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에 근거한 것이다.
문제는 경제 지표의 개선을 이끌어낸 배경이다. 일부 경제학자들은 고용과 주택, 소비 등 주요 지표가 회복 신호를 보내는 이유가 바닥에 머무는 국채 수익률의 지속성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때문에 경기가 살아나면서 달러화와 국채 수익률이 상승 속도를 더하거나 연준이 자산 매입을 줄이면서 금리 상승을 더욱 부채질할 경우 경기 회복이 꺾일 것이라는 주장이다.
머크 인베스트먼트의 악셀 머크 최고투자책임자는 “미국 경제의 가장 커다란 위협은 경제 성장”이라며 “과거 사례를 볼 때 경기가 살아날 때 국채가 가파르게 하락하는 경향을 보이며 이 같은 현상이 되풀이될 경우 회복의 싹이 시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정부의 재정적자가 한계수위를 넘어선 만큼 시장금리가 상승할 경우 국채시장이 벼랑 끝으로 몰릴 수 있다고 투자가들은 경고하고 있다.
이 때 연준을 포함한 선진국 중앙은행이 국채 수익률 상승에 제동을 걸고 나설 경우 외환시장으로 파장이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유로 퍼시픽 캐피탈의 피터 시프 대표는 “미국 경제 회복은 거의 전적으로 집값과 주가 상승에 기댄 것”이라며 “연준의 양적완화(QE) 축소에 금리가 오르면서 자산 가격을 훼손하면 미국 경제는 침체 위기를 맞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연준 역시 테이퍼링의 시작이 곧 종료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우려하고 있다”며 “특히 시장금리 상승과 이에 따른 모기지 금리 상승이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주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