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퍼링 자체는 변함없이 지속될 것"
[뉴스핌=김선엽 기자] 서울 채권시장의 전문가들은 서머스의 후보 사퇴에도 불구하고 연말까지 금리 상승 추세가 꺾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15일(현지시간)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로렌스 서머스 전 재무장관을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으로 지명하려던 계획을 포기했다.
이에 글로벌 시장에서 달러 약세가 진행 중인 가운데 서울 채권시장에서도 시장금리가 8~10bp 가량 하락하며 강세를 시현하고 있다.
그럼에도 서울 채권시장 전문가들은 서머스 사퇴라는 이슈가 시초가에 반영될 뿐 추가적인 금리 하락을 견인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했다. 서머스 사퇴에도 불구하고 미국 양적완화(QE)의 테이퍼링은 당초 계획대로 진행될 것이란 분석이다.
대신증권 김세훈 애널리스트는 "과거 대통령 지명 후보가 낙마한 전례가 없었다는 점에서 서머스의 선출 가능성이 높다고 봤었던 만큼 지명 전 사퇴는 분명히 시장이 충분히 예견하지 못했던 부분이므로 당일 시장은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단기적으로 채권과 원화에는 분명한 호재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그럼에도 Fed의 통화정책에 대한 컨센서스가 바뀔 여지는 상당히 제한적일 것"이라며 "예상보다 한발 앞서갔던 6월 FOMC의 테이퍼링 발표, 뒤이어 서머스 전 장관이 유력 후보로 부상하는 일련의 과정이 보여준 것은 이미 Fed와 오바마 행정부가 통화정책 기조 전환에 충분한 공감대를 이뤘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양적완화 정책이 기대만큼 총수요 진작에 효과적이지 않았고 물가에도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는 서머스의 견해는 오바마 행정부를 비롯한 미 정책당국 전반의 입장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며 "인사가 곧 만사라고 하나, 인사가 바뀐다고 만사가 다 바뀌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지만 유지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서머스의 사퇴가 불확실성을 상당부분 완화시켜 줄 것 같다"며 "양적완화 축소는 어느정도 플랜이 나왔고 시장에도 상당히 반영이 됐는데 서머스 리스크는 제대로 반영하고 있지 않다고 봤었기 때문에 완만하고 체계적인 출구전략에 따라 금리 상승속도도 완만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그럼에도, 매달 부침은 있겠지만 연말까지 금리가 하락할 것이라고는 보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하이투자증권 서향미 애널리스트는 "미국 금리의 상승이 제한된다면 국내외 금리가 이제는 정말 경제지표를 확인하는 과정을 거쳐서 움직여야 한다고 보고 있다"며 "금리 상승에도 불구하고 경기 회복이 지속되는지를 가시적으로 확인할 때까지는 금리 상승은 제한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물론 서머스가 아니라고 해도 테이퍼링 자체는 변함없이 지속된다는 점에서 과도하게 금리가 하락할 때는 주의가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