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50i 16대 12월까지 인도네시아 수출..”차세대 전투기 적기추진해야”
한국항공우주산업(KAI)가 인도네시아로 첫 비행수출하는 국산 초음속 항공기 T-50i.(사진 = KAI 제공) |
KAI는 국내 유일의 항공기 제조사로, 기본훈련기 KT-1을 시작으로 T-50, 한국형 기동헬기(KUH) 수리온, 무인항공기 송골매 등을 잇따라 개발해 한국 공군의 전투력 강화 및 항공산업 발전에 일조하고 있다. 공장 안 천정에 매달려 있는 태극기가 이 같은 KAI의 위상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다.
KAI 이은균 생산기술팀 부장은 “항공기는 기체조립부터 바퀴 및 전자장비 장착까지 비행기 한 대를 만드는데 걸리는 시간은 약 2년이다”며 “현재 전체 3000여명의 직원 가운데 400여명이 조립공정에 투입돼 각종 항공기를 생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립공장 바깥 뜨겁게 달궈진 도로에는 10일 인도네시아로 수출되는 국산 초음속 항공기 T-50i가 당당한 모습으로 서 있다.
T-50i는 고등훈련기 T-50을 기반으로 개발한 국산 초음속 항공기로 이날 2대를 시작으로 12월까지 총 16대가 인도네시아 공군에 순차적으로 인도될 예정이다.
KAI는 지난 2011년 인도네시아와 T-50 계열 초음속 항공기 16대, 4억 달러 규모의 수출 계약을 체결하고, 인도네시아 공군의 요구사항이 반영된 T-50i를 개발했다.
T-50i는 국산 항공기 수출에서는 처음으로 페리비행 방식으로 인도된다. 페리비행은 항공기를 선박, 항공 등 다른 운송수단을 사용하지 않고, 직접 비행해 전달하는 방식으로 타국 영공을 비행해야 하고 다양한 기후 변수 등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경남 사천을 출발한 T-50i는 대만(카오슝), 필리핀(세부), 인도네시아(스핑간)를 경유해 최종 목적지인 인도네시아 이슈와휴디에 도착하게 된다. 총 비행시간은 7시간, 비행거리는 약 5600km로 1박2일이 소요된다.
하성용 KAI 사장은 “우리 조종사가 직접 T-50i를 운전해 납품함으로써 납기를 4개월 가량 단축시켰을 뿐만 아니라 국산 항공기의 우수성을 입증하게 됐다”며 “필리핀과 이라크 등에 추진중인 T-50 수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T-50i 납품으로 우리나라는 미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스웨덴에 이어 세계 6번째 항공기 수출국이 된다. 또 경제적 파급효과는 중형자동차 1만6000대에 해당하는 규모로, 6억5000만 달러의 생산유발과 1억7000만 달러의 부가가치 창출, 7700명의 신규고용 창출 효과 등이 예상된다.
KAI는 향후 한국형 전투기 개발사업(KFX)과 소형헬기(LAH.LCH) 사업 등을 추진해 2020년까지 매출 10조원의 세계 15위권 항공업체로 올라선다는 목표다.
하성용 사장은 9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2002년 김대중 정부 때부터 한국형전투기 개발에 들어갔지만, 타당성 논란이 있어왔다”며 “하지만, T-50, FA-50 등의 성공적 개발로 기술력을 인정받고, 경제성도 확보한 만큼 올해부터 본격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KAI가 개발을 추진중인 한국형 전투기는 한국 공군의 주력인 F16 보다 업그레이드된 프리미엄급으로, 대당 가격은 초고성능 전투기(약 1500억원)의 절반 이하인 600~700억원이다.
이미 인도네시아가 국제 공동개발에 참여하기로 했으며, 터키와도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 총 사업비는 연구개발비 6조원, 양산비용 17조원 등 총 23조원으로 추산된다.
하 사장은 “현재 한국 공군의 주력기종인 F16은 250여대가 운용되고 있는데 10년 후면 교체해야 한다”며 “전세계적으로도 3000~4000대가 운용되고 있어 500여대의 교체수요가 창출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김홍군 기자 (kilu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