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연방준비제도(Fed)의 9월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결정에 관건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8월 고용지표를 놓고 금융시장과 월가 투자가들이 상이한 의견을 보이고 있다.
(출처=AP/뉴시스)
6일(현지시간) 외환시장과 미국 국채는 연준이 양적완화(QE)를 축소하지 않을 것이라는 신호를 강력하게 보냈다.
반면 월가 투자은행(IB)의 전문가들은 고용 지표가 실망스럽지만 연준의 행보를 막지는 못할 것이라는 데 입을 모았다.
이날 장 초반부터 달러화가 강한 하락 압박을 받은 한편 국채시장이 랠리를 연출했다. 전날 3%에 근접하며 투자자들을 긴장하게 했던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이날 장중 16bp까지 급락했다.
달러화는 엔화에 대해 장중 1% 이상 떨어졌고, 유로화에 대해서도 0.7% 가량 내림세를 나타냈다.
시장 예상보다 부진한 고용 지표가 연준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판단이 깔린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스티펠 니콜라우스 증권의 제임스 드마시 채권 전략가는 “고용 지표가 시장심리를 크게 바꿨다”며 “펀더멘털 측면에서 연준의 9월 테이퍼링을 정당화할 근거가 불충분하다는 것이 시장의 판단”이라고 전했다.
월가의 이코노미스트는 8월 지표가 부진하다는 데 입을 모았다. 하지만 연준의 9월 자산 매입 축소가 단행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골드만 삭스의 얀 하치우스 이코노미스트는 “고용 지표가 실망스럽지만 연준은 이달 QE 축소를 단행할 것”이라며 “다만 벤 버냉키 의장의 발언 수위나 축소 규모가 당초 전망치보다 비둘기파 색깔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이 프리퀀시 이코노믹스의 짐 오설리번 이코노미스트 역시 “고용 지표가 만족스럽지 못하지만 연준이 이달 회의에서 테이퍼링을 결정할 것이라는 전망을 고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클레이스 파이낸셜의 마이클 가펜 이코노미스트는 오히려 8월 지표가 9월 테이퍼링을 둘러싼 의구심을 상당 부분 해소했다고 평가했다.
핌코의 빌 그로스 최고투자책임자도 고용 부진에도 연준이 QE 축소를 이달 단행할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100억달러 가량의 완만한 수준에서 자산 매입을 줄일 것이라는 예상이다.
일부에서는 8월 지표가 연준의 자산 매입 축소를 단행하는 데 충분하다는 주장을 내놓았다.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마크 잔디 이코노미스트는 “당초 연준이 자산 매입을 100억~200억달러 축소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8월 고용 지표를 감안할 때 100억달러 선에서 결정이 내려질 전망”이라며 “완만한 수준의 테이퍼링을 단행하는 데 8월 지표는 충분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이날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비농업 부문 고용 창출이 16만9000건으로 시장 전문가의 예상치인 17만5000건에 못 미쳤다. 또 실업률은 7.3%로 0.1%포인트 하락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