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박기범 우수연 기자] 아시아 주요 신흥국 금융시장이 지난 5월부터 꾸준히 하락세를 나타내는 가운데 인도와 인도네시아의 환율 약세, 증시 폭락 등에 한국 시장도 영향을 받고 있다.
다만 국내 채권시장에 신흥국 위기와 관련한 부정적인 영향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인도 경제의 위기가 상대적으로 펀더멘털이 탄탄한 우리나라 채권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 우세하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딜러는 "신흥국 등 취약국가 중심으로 통화가치가 급락했고, 자산을 재배분하는 과정에서 다행히도 우리나라 채권도 안전자산에 포함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증권사의 한 딜러는 "이번 인도 위기는 일회적으로 보고 있다"며 "이전부터 인도 등지의 통화약세는 계속돼 왔던 것이고, 포트폴리오 조정을 할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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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흥국 금융위기, 섣부른 판단
전문가들은 이머징 마켓이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로 금융위기의 수준까지 도달한 것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SK증권 염상훈 연구원은 "신흥국 위기라 함은 달러 외채차입이 많은 가운데 차입금을 갚을 여력이 없는 상태를 말하는 것인데, 현재 인도가 그런 상태는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그는 "우리나라 국고채 3년물은 양적완화 축소 이후에 오히려 금리가 하락할 것 같고, 장기물은 신흥국 위기 등에 추세적으로 크게 영향받지 않고 지금과 같은 흐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선물의 박동진 연구원도 역시 '신흥국 금융위기'라는 표현은 시기상조라고 판단했다.
다만, 우리나라가 신흥국 중에서 가장 안정적인 펀더멘털을 나타내고 있지만 이런 위기에 영향을 받지 않을 정도로 매우 안정적인 수준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그는 향후 이같은 불확실성을 반영하며 국채 금리가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다.
박 연구원은 "외인들이 듀레이션을 축소하며 10년물 같은 장기물은 금리상승을 보고 있으나, 3년물의 경우 인도 같은 신흥국 이슈가 채권 가격까지 미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덧붙였다.
◆ 개인투자도 신흥국 채권 환매는 '시기상조'
개인 투자의 경우에도 아직까지 신흥국 경제위기에 대한 우려로 포트폴리오 재조정은 이르다는 입장이다. 특히 신흥국 국채의 경우 채권 가격은 떨어질 수 있겠지만, 지급되는 이자가 높은 편이기에 손해가 덜하다는 설명이다.
하나은행 법조타운PB 이재철 센터장은 "신흥국 채권의 경우 단기적으로 영향은 받겠지만 어차피 신흥국 채권들은 쿠폰(이자)이 높기 때문에 좀 더 가져가도 괜찮을 듯하다"고 말했다.
이어 "단기적으로 수익률 변동에 대해 감내하기 힘든 고객들은 그 전에 리밸런싱이 필요하겠지만, 좀 더 지켜보고 환매를 권유해도 늦지 않다고 본다"라고 덧붙였다.
신흥국 관련 상품의 경우 아직까지는 환매를 신청하는 고객들은 많지 않고, 좀 더 추이를 지켜보고 리밸런싱에 대한 다음 방향을 잡아보자는 정도의 합의는 이뤄졌다는 설명이다.
이 센터장은 "신흥국이 블랙스완처럼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갈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박기범 우수연 기자 (yes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