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정책이 오히려 사회혼란 야기…향후 정책추진 걸림돌
[세종=뉴스핌 곽도흔 기자] 박근혜정부의 첫 세법개정안이 논란 끝에 결국 수정되는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을 중심으로 한 정부 경제팀의 신뢰도에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향후 정책 추진이나 하반기에 발표할 내년도 예산안과 3단계 투자활성화 대책, 공공요금 제도개선 방안 등에도 영향을 미쳐 정부 정책이 되레 사회혼란만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14일 기재부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10월 국정과제와 지역공약 이행계획을 구체화한 '2014년 예산안'을 발표한다.
11월에는 기업들의 투자규제를 완화하는 3단계 투자활성화 대책, 12월에는 전기와 가스 등 공공요금별 원가산정 기준을 개정하는 공공요금 제도개선 방안이 발표될 예정이다.
이 외에도 제2차 에너지기본계획에 따른 구조적 전력수급 안정방안, 소득연계 맞춤형 반값등록금 시행방안,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 확대를 위한 관련제도 정비, 한국형 일·학습 듀얼 시스템 단계적 도입 등 주요한 정책들이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문제는 올해가 박근혜정부 임기 첫 해라 하반기에 발표될 정책들 대부분이 국민들의 삶과 밀접하거나 수많은 이익단체들과 연관돼 있어 이를 조정할 정부의 대한 신뢰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는 데 있다.
박근혜정부 1기 경제팀이 세법개정안 논란으로 위기를 겪고 있다. 왼쪽부터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 현오석 부총리. |
즉 당정협의까지 끝내고 발표한 세법개정안이 하룻만에 뚝딱 수정되는 상황에서 국민들이 현 정부 경제팀을 신뢰하고 자신들에게 불리한 정책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그리 높지 않다는 지적이다.
여당인 새누리당에서도 이런 점에 대한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조원진 제2정조위원장은 지난 13일 원내대책회의에서 현오석 부총리와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의 사퇴를 요구하며 "대한민국이 살아나기 위해서는 국민이 정부를 믿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합리적인 방안을 제시하고 국민에게 희생을 요청해야 한다"며 "하지만 지금의 경제팀은 그럴 능력이 없다고 본다"고 밝혔다.
앞으로도 문제지만 당장 세법개정안 수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는 것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민주당이 대통령 지시 하룻만에 번갯불에 콩볶듯이 마련한 정부의 세제개편 수정안에 대해 '졸속대책'이라며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정부의 수정안은 대기업과 고소득자에 대한 감세기조와 신규혜택을 그대로 유지한 채 서민들에 대한 세금폭탄에 분노하는 민심을 달래보려는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이어 "서민계층의 세부담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마땅히 개선돼야 하지만 그에 앞서 대기업·고소득자에 대한 감세기조의 철회만이 유일한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이번 세법개정안 수정으로 부족해진 세수 4400억원을 고소득자와 대기업 과세를 강화해서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나 이 또한 재계의 반발을 부를 수 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다른 정책도 마찬가지지만 세법개정안처럼 전 국민이 대상인 정책을 만들 때는 특히 정무적인 판단이 매우 중요하다"며 "이번에 문제가 됐던 3450만원 세부담 기준 등에 대해 여기저기서 지적을 받았을 텐데 수정하지 못한 것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곽도흔 기자 (sogoo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