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양창균 기자] SK그룹이 최태원 SK(주) 회장의 항소심 재판부에 속앓이가 심해지고 있다. 1심과 달리 2심 항소심의 돌아가는 분위기 최 회장에게 결코 유리한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다.
8일 법조계와 SK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측 변호인이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 서울고법 형사4부(재판장 문용선 부장판사)에 제출한 증거나 변론재개 신청이 신뢰성을 의심받거나 사실상 거부되면서 답답해 하고 있다.
실제 법조계에서는 최 회장의 항소심 재판부가 변호인측의 불신 때문인지 공판과정이 유리한 분위기는 아니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또 다른 SK그룹 관계자는 말을 아꼈으나 답답한 표정이 역력했다. 현시점에서 자칫 재판에 악영향을 줄지 모른다는 이유에서다.
이 관계자는 "현시점에서 재판과 관련한 어떤 얘기를 하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운 일"이라며 "오히려 재판부를 자극해 판결에 나쁜 영향을 줄지 모른다"며 말문을 닫았다.
특히 사건의 분위기를 반전시킬 키(KEY)로 판단했던 김원홍 전 SK해운 고문의 변론재개 신청도 기각됐다. 최 회장 횡령 의혹 사건의 핵심인물로 지목돼 온 김 전 고문은 지난달 31일 타이완 현지경찰에 체포된 바 있다. 최 회장 측은 그를 증인으로 세우겠다는 전략이지만 재판부가 직권으로 변론재개를 결정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이런 SK그룹의 속타는 분위기는 항소심 내내 이어져왔다.
재판부가 최 회장 측에 면박을 주거나 김 전 고문이 '원격 조정을 하고 있다'고 지적한 것도 수차례. 최 회장 측이 재판부에 탄핵증거로 제출한 김 전 고문의 녹취록 역시 재판부를 설득시키지 못했다. 오히려 항소심 재판부의 불신만 키웠다는 지적이다.
이런 배경에는 최 회장 측의 진술 번복이 자리하고 있다.
최 회장은 1심 당시 펀드 자금 조성과 인출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진술해왔지만 항소심에서는 펀드 조성 과정에 관여했다고 주장을 뒤집었다.
한편, 법조계에서는 최 회장의 항소심 재판부를 이끌고 있는 문용선 부장판사가 상식을 뒤엎는 판결을 내릴 가능성이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문 부장판사는 전형적인 엘리트코스를 밟은 법조인으로 지금까지 판결 역시 합리적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고 귀띔했다.
[뉴스핌 Newspim] 양창균 기자 (yang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