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민정 기자] 전세계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1위 제조사인 삼성전자가 독주체제 굳히기에 나섰다. 보급형 SSD를 내놓은데 이어 낸드플래시에 3차원 적층구조라는 신기술을 적용함으로써 원가절감 기반을 마련했다.
SSD는 컴퓨터에서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를 대체해 정보를 저장하는 제품이다. HDD와 달리 모터와 같은 기계적인 장치 없이 낸드플래시와 같은 메모리 반도체에 정보를 저장하기 때문에 속도가 빠르고, 소음이 적으며, 충격 등에 대한 안정성이 높다.
빠른 시장 진입과 편리한 소프트웨어 등 경쟁력을 기반으로 세계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로 3차원 V낸드플래시 대량생산에 성공하면서 경쟁력을 확보했다.
◆ 삼성, SSD 시장 주도
7일 시장조사기관 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전세계 SSD 시장이 연평균 35%의 성장률을 보이며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70억달러까지 성장한 SSD시장은 2015년까지 172억달러로 성장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SSD을 주도하고 있다. 올해 글로벌 SSD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년 대비 43% 성장하며, 지난해에 이어 1위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해 기준 SSD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22%), 인텔(18%), 도시바(11%), 샌디스크(8%), 퓨전-IO(8%) 순이다.
특히 삼성전자 SSD는 독자 기술로 개발한 고성능 낸드플래시와 전용 컨트롤러를 탑재했고 누구나 간편하게 SSD를 설치하고, 최적의 성능을 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소프트웨어를 함께 제공한다.
‘삼성 데이터 마이그레이션’은 복잡한 운영체지(OS) 구성을 모르는 소비자들도 쉽게 기존 PC에 탑재돼 있던 HDD의 모든 데이터를 SSD로 옮길 수 있다. 즉 OS를 설치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또 다른 소프트웨어인 ‘삼성 매지션’은 일괄적으로 모든 프로그램의 모드를 설정해 주는 프로그램이다.
삼성전자는 2006년부터 SSD를 기반으로 한 PC를 세계 최초로 만들면서 SSD 대중화에 앞장 서고 있다. 짐 엘리엇 삼성전자 마케팅 담당 부사장은 “삼성 SSD의 역사가 SSD 역사 자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 3차원 V낸드 플래시 양산으로 SSD 장기 독주 기반
삼성전자는 3차원 수직구조 낸드플래시 메모리의 세계 최초 대량생산으로 SSD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이번 3차원 수직구조 낸드플래시 메모리는 업계 최대 용량인 128기가비트(Gigabit) 제품이다.
이번 신기술은 기존 미세공정의 한계를 극복했다. 30나노에서 20나노, 10나노로 미세공정전환에 따라 셀 간격이 좁아짐으로써 전자가 누설되는 간섭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셀을 수직으로 쌓는 구조를 개발한 것이다.
3차원 낸드플래시 양산으로 삼성전자는 업계 최고의 원가경쟁력으로 SSD를 생산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한 셈이다. 최정혁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플래시개발실장(전무)은 “앞으로 테라비트(Tb)급 SSD가 양산되면 현재 256Gb의 SSD 제품과 같은 가격으로 훨씬 더 큰 용량의 SSD를 구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당장은 소비자향보다는 높은 신뢰성이 요구되는 데이터 센터나 서버향 SSD에 채택될 것으로 보인다.
박현 동양증권 애널리스트는 “셀간의 간섭이 크게 줄어 쓰기속도와 수명, 전력효율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파악된다”며 “MLC 기반의 3D V낸드는 SLC 수준의 성능을 바탕으로 서버용 SSD에 채택되고, TLC 기반의 3D V-NAND는 MLC 수준의 성능을 바탕으로 PC용 SSD 시장에 채택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최정혁 전무는 “V낸드 기술은 기존의 어떤 기술보다도 오랫동안 사업부의 모든 역량을 동원한 것”이라며 “향후 1~2년 내에 낸드 기술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세계최초로 3차원 기술을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김민정 기자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