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민정 기자]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미세공정의 한계를 극복한 3차원 메모리 반도체 시대를 열었다. 주어진 평면에서 셀 간격을 줄이며 발전해 온 반도체 산업이 위로 쌓아 올리는 기술로 그 동안의 제약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미세화 기술의 한계를 극복한 3차원 수직구조 낸드(3D Vertical NAND, 3D V-NAND) 플래시 메모리의 양산을 시작했다고 6일 밝혔다. 이번 3차원 수직구조 낸드플래시 메모리는 업계 최대 용량인 128기가비트(Gb) 제품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양산으로 1테라비트(Tb) 이상의 낸드플래시를 출시할 수 있는 원천 기술을 확보하게 됐다.
삼성전자의 독자 기술인 '3차원 원통형 CTF(3D Charge Trap Flash) 셀구조'와 '3차원 수직적층 공정' 기술이 동시 적용된 이번 제품은 기존 20나노급 대비 집적도가 2배 이상 높아 생산성이 대폭 향상됐다. 이로써 쓰기속도는 2배 이상 빨라지고 셀 수명인 쓰기 횟수(내구 연한)는 제품별로 최소 2배에서 최대 10배 이상으로 대폭 향상되며 소비전력 또한 절반으로 감소됐다.
이 기술의 개발로 삼성전자는 10나노급 미세공정에서 셀간 간격이 좁아져 전자가 누설되는 간섭현상을 극복하게 됐다. 또, 미세공정 전환을 위한 고가의 장비를 위한 비용을 적층기술 개발로 대체할 수 있게 됐다.
▲ 삼성전자가 대량생산을 시작한 V낸드플래시 메모리<사진=삼성전자> |
이번 삼성전자의 3차원 메모리 대량 생산으로 향후 낸드시장은 최신 포토설비를 이용한 미세화 경쟁 대신 적층 수를 높이며 고용량을 실현하는 기술 대전환을 이루게 됐다.
30나노에서 20나노로, 다시 10나노로 셀 간격을 줄임으로써 생산성을 높여 오던 2차원의 반도체 산업이 위로 쌓아 올리는 3차원 시대로 진입한 것이다.
지금까지 양산된 낸드플래시 메모리는 게이트에 전하를 저장하는 방식으로 40여 년 전 개발된 플로팅 게이트(Floating Gate) 구조를 적용했다. 그러나 최근 10나노급 공정 도입으로 셀간 간격이 대폭 좁아져 전자가 누설되는 간섭 현상이 심화되는 등 미세화 기술은 물리적 한계에 도달했다.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하고자 삼성전자는 단층으로 배열된 셀을 3차원 수직으로 적층하는 '구조 혁신'과 '공정 혁신'을 통해 모든 문제점을 한 번에 극복하고 업계 최초로 '3차원 메모리 양산시대'를 열었다.
삼성전자가 수 년간의 연구를 통해 개발한 '3차원 원통형 CTF셀 구조' 기술은 고층빌딩처럼 수직 24단을 쌓는 것으로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2차원 CTF 기술을 입체 기술로 발전시킨 것이다. '3차원 원통형 CTF 셀'은 전하를 안정적인 부도체에 저장해 위 아래 셀간 간섭 영향을 대폭 줄여 준다.
'3차원 수직적층 공정'은 더 작은 칩 면적에서 최고 집적도를 실현하는 기술로 삼성전자는 높은 단에서 낮은 단으로 구멍을 뚫어 전극을 연결하는 에칭(Etching) 기술과 각 단 홀에 수직 셀을 만드는 게이트 패턴 기술 등 독창적이고 획기적인 공정 기술을 개발했다.
최정혁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플래시개발실장(전무)은 "수 년간 임직원 모두가 기술적 한계 극복을 위해 혁신 기술 개발에 매진한 결실"이라며 "향후 지속적으로 집적도를 높이고 성능을 향상시킨 차세대 제품을 연이어 출시해 세계 IT 산업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로 3차원 수직구조 낸드플래시를 양산해 절대적인 제품 경쟁력 우위를 확보한 데 이어, 향후 더욱 차별화된 독자 기술로 메모리 사업 경쟁력을 지속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한편 시장조사기관에 의하면 세계 낸드플래시 메모리 시장은 올해 236억달러에서 2016년 308억달러로 지속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뉴스핌 Newspim] 김민정 기자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