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7월 미국 고용지표 부진에 달러화가 하락 압박을 받았다. 연방준비제도(Fed)가 양적완화(QE) 축소에 나서기에는 고용지표가 충분하지 않다는 의견에 힘이 실리면서 달러화를 끌어내렸다.
2일(현지시간) 뉴욕외환시장에서 유로/달러는 0.58% 오른 1.3284달러에 거래됐다. 장중 환율은 1.3294달러까지 치솟았다.
달러/엔은 0.67% 내린 98.87엔을 기록, 달러화는 엔화에 대해서도 하락했다. 유로/엔은 0.08% 소폭 내린 131.35엔을 기록, 보합권 움직임에 그쳤다.
달러 인덱스는 0.51% 하락한 81.93에 거래됐다.
이날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7월 비농업 부문 고용은 16만2000건에 그쳤다. 이는 시장 전문가의 예상치인 18만4000건을 크게 밑도는 수치다.
뿐만 아니라 노동부는 5~6월 고용 수치를 총 2만5000건 하향 조정해 6개월 평균 수치가 20만건 아래로 떨어졌다.
7월 실업률은 7.4%를 기록해 전월 7.6%와 시장 전문가 예상치인 7.5%를 나란히 밑돌았지만 구직 단념자가 증가한 데 따른 것일 뿐 전반적인 고용의 질이 악화되고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고용지표 발표 이후 연준의 행보에 대한 투자자들의 의견은 엇갈렸다. 9월 QE 축소를 단행하기에는 고용지표가 불충분하다는 주장과 함께 이와 상관없이 9월 이른바 테이퍼링을 실시할 것이라는 의견이 동시에 제기됐다.
하지만 외환시장의 트레이더들은 연준의 부양책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데 무게를 뒀다.
노무라의 젠스 노드빅 외환 전략가는 “이번 고용지표는 상당히 실망스러웠다”며 “달러화 하락은 시장 전망치에 못 미친 고용지표”라고 말했다.
그는 “연준이 QE 축소를 단행하기 위해서는 영속 가능한 경기 회복을 입증할 수 있는 경제지표가 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준의 테이퍼링에 대한 우려가 꺾이면서 이머징마켓 통화가 강세 흐름을 탔다. 멕시코 페소화가 2주간 최대 상승을 기록했고, 브라질 헤알화 역시 4주간 최저치에서 벗어났다.
페소화는 달러화에 대해 1.25% 상승했고, 헤알화 역시 0.80% 올랐다.
바클레이스의 아루프 차터지 외환 전략가는 “대다수의 트레이더들이 고용 지표의 강세에 베팅했으나 결과가 실망스럽게 나오자 포지션을 변경했다”며 “당분간 외환시장은 경제지표에 크게 민감한 반응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