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산층 화두: "정적에 도전장" VS. "무능해 보여"
[뉴스핌=우동환 기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 정계에 대해 고용 창출을 비롯한 경제 현안으로 눈을 돌려야 할 때라고 강조하고 나섰다.
그동안 행정부의 스캔들과 헬스케어 법안 등 정부의 각종 민생 현안에 대해 딴죽를 걸고 있는 공화당 의회가 경제 성장 방안에서 주의를 돌리려 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24일 오바마 대통령은 녹스대학에서 가진 연설을 통해 정계가 경제 회생 방안에 대해 우선순위를 두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워싱턴은 현재 가장 중요한 것을 외면하고 있다"면서 "이 같은 흐름을 끊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국민에 가장 중요한 기본적인 경제 문제에 초점을 맞춰야 할 때"라며 "워싱턴이 예산문제로 다시 한 번 논쟁을 준비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중산층 비율이 올라가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공화당의 재정지출 삭감 요구와 부채상한 거부 움직임이 정부의 성장 정책을 가로막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공화당이 자신의 정책을 집요하게 방해하고 있다면서 장기적인 성장과 관련해 더 나은 아이디어가 있다면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2005년 녹스대학을 방문했을 당시에 중산층을 위한 정부의 역할에 대해 강조한 바 있다.
그는 이번 방문에서도 중산층 강화에 초점을 맞춰 연설을 진행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10년간 우리의 기업들이 신규 일자리를 창출하고 사상 최고의 실적을 내고 있음에도 거의 모든 소득은 상위 1%로 향하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이 같은 불균형은 도덕적인 문제가 아니라 경제적인 문제라고 주장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중산층 강화 방안에 대해 고용 안전성 강화와 교육의 질 확대, 건강보험과 관련된 대략적인 윤곽만을 제시했다.
이번 녹스대학 연설에 대해 공화당은 '속 빈 강정'과 같은 발언이었다고 폄하했다.
공화당 소속 존 베이너 하원 위원장은 대통령의 연설이 "마치 속에 사탕이 들어있지 않은 부화절 달걀과 같다"고 비난했다.
한편, 중산층 강화를 다시 화두로 들고 나온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에 대해 일각에서는 남아있는 쟁점을 정면으로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행정부가 과거 정책 프로그램을 방어하는 것을 이제 멈춰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고삐를 다잡겠다는 의도라는 관측이다.
뉴욕타임즈는 오바마의 이번 연설이 공화당을 비롯해 정적들에게 분명한 도전장을 던진 셈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이번 연설이 오바마 행정부의 무능함으로 비치고 있다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저널리스트인 매간 맥아델은 블룸버그 기고문을 통해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의 경제 문제를 해결해 1950년대와 같이 중산층이 잘사는 시대로 돌릴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그가 가진 전략은 기대 이하라고 평가했다.
또한 소득 불균형과 경제적 불안정은 미국만이 아닌 전 세계적인 문제라며 잘못된 정책이나 탐욕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 아닌 세계 경제의 거대한 변화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연설을 면밀히 들여다 보면 언급된 미국의 경제 문제는 대통령의 역량으로 해결할 수 없는 것들이라며 마치 그가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는 사실을 고백한 듯한 인상이었다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우동환 기자 (redwax@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