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인터뷰] 추흥식 외자운용원장 "미국채 30년 호황 함께한 나는 행운아"

기사입력 : 2013년07월19일 16:53

최종수정 : 2013년07월19일 16:53

"시간 거꾸로 돌려도 금 산다"

[뉴스핌=김선엽 우수연 기자] "30년에 걸친 채권시장의 강세장이 끝났다."

'채권왕' 빌 그로스의 예언대로 지난 5월 이후 미국 채권가격은 때론 빠르게, 때론 천천히 몇 번의 되돌림 속에서도 꾸준하게 하락했다.

미국 채권시장의 호황은 정말 끝난 것일까. 아니면 버냉키 쇼크에 따른 일시적 조정일까.

30년 동안 외자운용에 몸담은, 3300억달러의 외환보유고를 굴리는 추흥식(55·사진) 한국은행 외자운용원장의 판단은 전자 쪽으로 확실히 기울어져 있었다.

30년 전 16%에서 움직이다가 2%까지 떨어진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증명하듯 국제 채권시장의 '불마켓 시대'가 저물고 있다고 추 원장은 평가했다.

그리고 이 30년을 외자운용원에 바친 스스로를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조심스럽게 평했다.

지난 15일 저녁, 외자운용원 집무실에서 만난 추 원장은 이렇게 스스로의 30년 외길 인생에 대해 행복과 보람을 피력했다.

얼마 전 논란이 됐던 금매입 손실과 관련해서는 "그때로 돌아가도 또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당황하지 않았다"고 웃어보였다.

- ‘미국채의 30년 호황이 끝났다’ 라는 말이 나온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 미국채 호황이 끝났다는 얘기를, 사실 우리끼리는 올해 2, 3월부터 했던 얘기다. 앞으론 어떻게 될 것인가. 금리가 올라가는 건 맞지만 어떤 속도로 어디까지 올라갈지는 아무도 모른다.

지난 30년을 보면,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16%에서 2%까지 내려왔다. 거기서 더 30년을 지난 50년부터 보면 또 반대로 확 올라갔다. 이것만 보면 앞으로 금리가 올라갈 일만 남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1900년까지 시야를 넓히면 수십년을 3~4% 주변에서 움직였다.

따라서 미국채 호황이 끝났다는 말은 조금 부족한 말이다. 30년간 국제 채권시장의 불마켓이 '거의 끝나가고 있다' 또는 '끝났는지도 모른다' 정도다.

- 그 30년 동안의 외자운용원을 평가하자면.

▲ 지난 30년은 결과적으로 국제적으로 채권투자에 좋은 여건이었다. 왜냐면 계속 금리가 떨어져 왔다.

한은도 큰 흐름에서 비교적 잘해왔다. 채권의 만기, 투자다변화 측면에서 잘해왔다고 평가한다. 특히 지난 금융위기 이후에 투자다변화가 더 많이 진행됐고. 만기구조의 적정화가 이뤄졌다.

- 그렇다면 지금의 고민은 무엇인가.

▲ 앞으로는 이런 채권시장 여건이 만만치 않다. 옛날에는 유동성, 안정성, 수익성을 다 확보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하나도 힘들다.

중앙은행으로서 기대수익률을 낮추는 수밖에 없다. 외환보유액 운용의 가장 목표는 안정성과 유동성이다. 과거 수익률에 근거해서 앞으로 기대수익률을 높게 운용하다 보면 유동성이 깨질 가능성이 있다. 사회 전체적으로도 기대수익률을 낮춰야 한다.

- 앞으로 외환보유고 운용의 수익률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는 얘기로 들린다.

▲ 수익률을 높이려는 노력을 옛날보다 더 치열하게 해야 한다. 자산구성에서의 적정성, 효율성을 높이여야 한다. 운용 역량을 더 높여서 금융 시장의 변화, 국제 주식시장의 변화에 시기적절하게 신축성 있게 대응해야겠다.  이런 것들이 미국채 30년 호황 끝났다는 것에 대한 우리의 고민이다.

- 투자다변화 차원에서 회사채나 선진국 주식 편입 확대를 고려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2012년 말 기준 외환보유고 중 주식과 회사채 비중은 각각 5.7%, 12.9%다.

▲ 그동안 투자다변화를 양적으로 많이 해왔다. 정부채 비중이 38% 정도다.

정부채 비중이 생각보단 낮아서 앞으로 정부채 부분을 줄일 여지는 없다고 본다. 오히려 다변화 돼있는 부분들, 즉 비정부채 부분 구성을 조금 더 적정하게 조정하는 것이다. 예컨대 주식 비중의 적정 수준, 주식 채권에서 이머징 마켓 확대, 이런 고민들이다.

반드시 늘리겠다는 것은 아니고 그런 것들이 앞으로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할 과제다. 3300억달러가 넘는 자산을 운용하다보니까 국제금융시장의 변화 흐름에 대응해 움직일 수 있는 여지가 많지는 않다. 너무 번잡스럽게 움직이는 건 좋지 않다. 항공모함을 어떻게 그렇게 움직이겠는가. 넘어진다.

- 중국 주식 투자는 지금 어느 정도 수준인가.

▲ 3억달러다. 본드 마켓에도 32억달러 (원금기준) 작년 상반기에 투자 완료했다. 중국에 대한 익스포저가 전체 대비 1% 조금 넘게 있다.

결과적으로 운이 좋아서 전체적으로 성과 자체는 만족스럽다고 생각한다. 중국시장에 진출한 타이밍 자체가 나쁘지는 않았다. 진입 시점에 대한 리스크는 누구에게나 있다. 완벽한 진입 시점은 알 수가 없다.

- 금 투자손실 얘기가 얼마 전에 나왔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지금 금값이 많이 내려왔는데 저가매수 생각은 없나.

▲ 추가매수 여부는 답할 수 없다. 금을 재작년부터 사기 시작했는데, 금값이 오를 것으로 전망했기 때문에 산 것은 아니다. '금값이 오를 수도 있다', '오를 지도 모른다'고 생각해서 샀다.

우리가 갖고 있는 것은 99.9% 금융자산이기 때문에 금융자산에 대한 보완적 기능, 헤지적 기능을 생각하면 어느정도 실물 자산이 있어야 한다. 유럽은 물론이고 아시아권에 비슷한 나라 보더라도 대체로 금이 우리보다 훨씬 많다.

금값이 올라갔을 때 리스크가 떨어졌을 때의 리스크보다 훨씬 컸다. 금을 일부 보완하는 것이 리스크 관리를 발전시키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금값이 떨어지면 비난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왜 모르겠는가. 그게 겁나면 영원히 못 산다.

지금이라도 후회 없다. 그때로 돌아가도 또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당황하셨어요?’라고 묻는다면 '당황하지 않았다'고 답하고 싶다.(웃음)

- 미국 출구전략으로 신흥국에서의 자금 이탈 우려가 제기된다. 적정 외환보유고를 갖추고 있다고 평가하는가.

▲ 외환보유액의 적정 수준문제는 국제국 업무다. 그래도 말하자면, 적정이라는 콘셉트 자체는 원래 없다. 나라마다 상황이 다 다르다. 적정 외환 보유액 수준이 있겠는가. 미니멈 수준은 있을 수 있지만 적정수준은 있을 수 없다.

외환 보유액이 부족했을 때 느끼는 어려움과. 충분했을 때 코스트 생각하면 선택은 자명하다. 세 번 가까운 외환위기를 우리는 겪었다. 2008년에 외환 보유액이 2600억달러에서 2000억달러 정도로 25%정도 줄었다. 97년에 제로로 갔다. 그전에 1973년 오일쇼크 때도 바닥 갔었다.

- 외환보유고의 유동화에는 문제가 없나.

▲ 3300억달러 가운데 유동화 못하는 자산은 하나도 없다. 유동화 시키는데 걸리는 시간이 하루, 이틀, 일주일 이렇게 기간별로 차이가 있을 뿐이다.

- 외자운용을 30년 했다. 다시 태어나도 이 길을 가겠는가.

▲ 이렇게 얘기하면 건방져 보일 수 있는데 국제 채권시장의 불마켓과 한은에서의 나의 커리어가 거의 겹친다. 운이 좋았다. 행복했고 보람 있었다.

- 마지막 질문이다. 추흥식 원장에게 김중수 총재란.

▲ 김중수 총재를 한 마디로 표현하면 ‘변화’다. 고생을 자처하는 사람이고, 쉬운 길보다는 힘든 길을 가려는 사람이다.


[뉴스핌 Newspim] 김선엽 우수연 기자 (sunup@newspim.com)

CES 2025 참관단 모집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민주 '금투세 당론' 지도부 위임 [서울=뉴스핌] 채송무 홍석희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논란이 되고 있는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시행과 관련된 입장을 '지도부에 위임'하는 것으로 결론 내렸다. 민주당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금투세와 관련해 치열한 논의를 펼친 끝에 금투세 결론과 시기에 대해 모두 지도부에 위임하는 것으로 정리했다. [서울=뉴스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사진=뉴스핌 DB] 의견은 유예와 폐지, 시행이 팽팽했다. 다만 지난 금투세 정책토론에서 거의 없었던 폐지 의견도 유예 의견과 비슷한 수준으로 나왔다. 다만 이는 의원총회에서 입장을 표명한 의원 숫자로 투표를 통한 것은 아니다. 보완 후 시행을 주장한 의원들은 2년 전 여야가 합의를 해 국민들께 보고된 사안이라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원칙적 의견과 함께 유예나 폐지 입장을 정하면 상법 개정을 추진할 지렛대를 잃는다는 우려를 제기한 의원도 나왔다. 유예를 주장하는 의원들은 다음 정부에서 결론을 내도록 유예하자는 의견이 다수였다. 다만 2년을 유예하면 대선 직전에 해야 하는 문제가 있으며, 3년 유예 시 총선 직전으로 정치적 논란을 일으키는 부담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의원들은 다만 유예하더라도 22대 국회에서 책임지는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예 내지 폐지를 주장한 의원들은 현재 증시가 어려운 시기고 손해를 본 사람이 많아 정무적으로 고민이 필요한 상황으로 합의 때문에 안 된다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주장했다. 폐지 의견을 낸 의원들은 유예 역시 개정안을 내야 하는데 여기에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모든 정치적 책임을 민주당이 지게 된다며 불확실성 제거 차원에서 폐지하고, 대선 공약 등으로 새 약속을 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의총에서 결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일부 있었지만, 다수 의원이 지도부 위임에 동의했다. 이재명 대표가 금투세와 관련해 유예 입장을 이미 밝힌 바 있는 상황이어서 민주당은 금투세 유예 방향을 정할 가능성이 높다.  dedanhi@newspim.com 2024-10-04 12:53
사진
레바논 긴급 방문한 이란 외무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부 장관이 4일(현지 시간)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고 있는 레바논을 예고 없이 방문해 이스라엘이 재보복에 나설 경우 좌시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아락치 장관은 이날 오전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의 라피크 하리리 국제공항으로 입국해 나지브 미카티 총리 등 레바논 정부 지도부를 만났다. 지도부와의 회동을 마친 장관은 베이루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스라엘이 우리에게 어떤 조치나 행동을 취한다면, 우리의 보복은 이전보다 더 강력할 것"이라며 이스라엘의 재보복 움직임에 경고했다.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사진=로이터 뉴스핌] koinwon@newspim.com 그는 이어 "이란은 공습을 계속할 의도가 없다"면서도 "시온주의 정권(이스라엘)이 이란을 겨냥한 일말의 행동에 나선다면 분명히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국의 이스라엘 공습에 대해서는 "우리가 공격을 시작한 것이 아니다"면서 "이란 영토와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의 이란 대사관 등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에 대응해 군사·안보 시설을 합법적으로 타격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휴전을 위한 어떤 움직임도 이란은 지지하지만, 가자지구의 휴전과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긴급 방문은 중동 '저항의 축'의 주축인 이란이 지난 1일 이스라엘에 탄도 미사일 약 180발을 쏘며 대규모 공습을 가한 후 이스라엘이 재보복에 나설 것이라 천명한 가운데 이뤄졌다. 이란 고위 관리가 레바논을 찾은 것은 지난달 27일 이스라엘군의 베이루트 공습으로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가 사망한 이후 처음이다. 이스라엘은 지난달 23일 '북쪽의 화살' 작전 개시를 선언하고 레바논 남부 등에 대규모 공습을 진행해 왔다. 이어 27일에는 헤즈볼라 최고 지도자인 하산 나스랄라를 표적 공습, 살해한 데 이어 30일에는 레바논 남부에 병력을 투입하며 2006년 이후 18년 만에 처음으로 지상전에 돌입했다. 이에 이란은 지난 1일 이스라엘에 탄도 미사일을 발사하고 하마스 수장 이스마일 하니야,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와 이란 혁명수비대 작전 부사령관 아바스 닐포루샨의 죽음에 대한 보복이라고 밝혔다. koinwon@newspim.com 2024-10-05 00:09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