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NTSB "지금 어떤 결론을 내리면 안 돼" 경고
[뉴스핌=우동환 기자] 미국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발생한 아시아나 항공 214기의 착륙 사고에 대한 미국 당국의 조사가 시작되면서 사고 원인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미국 현지 매체와 주요 외신들은 미국 연방항공안전위원회(NTSB)의 브리핑을 인용해 아시아나 214기가 활주로에 충돌 직전 기수를 갑자기 올렸다는 점에 주목, 이것이 조종사의 실수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정작 NTSB는 지금 당장 어떤 결론을 내리는 것은 안 된다면서 자제를 당부했다.
8일 자 CNN뉴스 등 주요외신들은 NTSB가 샌프란시스코 공황에서 사건 경위를 보고하는 브리핑을 열어 사고기가 활주로에 접근할 당시 착륙에 필요한 속도보다 느르게 접근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는 점을 설명했다고 보도했다.
데보라 허스먼 NTSB 위원장은 사고기의 운항 기록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착륙 시점에서 사고기의 속도는 활주로 진입에 요구되는 137노트를 크게 밑돈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하지만 조종석에서는 착륙 속도가 얼마인지에 대해 대화하는 내용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허스먼 위원장은 또 사고기가 충돌 1.5초 전에 착륙 시도를 중단하고 다시 기수를 올리려고 시도한 사실이 있다고 밝혔다. 또한 블랙박스 기록에는 활주로에 충돌하기 7초 전 접근 속도를 올리라는 지시를 받은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파이낸셜 타임스(FT)는 브리티시항공의 전 이사의 말을 인용해 사고기의 착륙 속도가 비정상적으로 느렸다는 점에 주목하면서 파일럿의 조종 실수나 기체의 비행조종면 문제가 사고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항공기 운항을 분석하는 '플라이트어웨어닷컴'의 데이터를 인용해 사고 여객기가 공항 활주로에 약 85노트로 접근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는 점도 소개했다.
또 사고 당시 공항 관제탑에서 항공기의 착륙을 지원해주는 항법유도시스템, 이른바 ILS(Instrument Landing System; 계기착륙장치)가 작동하지 않은 것이 확인됐지만, 관계자들은 이 때문에 사고가 발생했을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사고 기종 777기는 ILS가 작동하지 않더라도 자체적으로 착륙 과정에서 이상에 대해 경고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는 설명이다.
블룸버그통신 역시 사고 여객기가 활주로에 충돌하기 1.5초 전 기장이 착륙 시도를 중단하려는 듯한 움직임을 보였다는 점을 주목해 보도했다.
통신은 NTSB가 사고기의 정확한 활주로 접근 속도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플라이트어웨어닷컴의 분석을 인용해 상당히 낮은 속도로 착륙를 시도했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Early San Francisco Crash Review Hints at Pilot Error" 제하의 기사에서 당시 샌프랜시스코 공항은 항법유도시설이 작동하지 않은 상태였다고 지적하면서 파일럿의 전반적인 경험과 수동 운행 능력에 대해 일단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로이터통신은 서울발 기사("Asiana says pilot of crashed plane was in training")를 통해 사고기 조종사가 해당 기종 비행 시간이 43시간 정도로 '관숙비행' 중이었다는 점을 부각시켜 보도했다.
다만 허스먼 NTSB 위원장은 충돌 사고 원인은 아직 조사 중에 있는 사안이라면서, "지금 시점에서 어떤 결론을 도출하려는 사람이 있다면 말리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조사관들이 앞으로 조종사들과 면담을 통해 객관적인 블랙박스 등 자료들과 함께 사고 당시 상황을 분석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조종사 오류인지 기계적인 오류인지 판단하기에는 너무 이르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사고기가 충돌하기 7초 전까지는 비행이나 착륙에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증거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우동환 기자 (redwax@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