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관련 사업..폭넓은 전략적 동거 움직임
[뉴스핌=이강혁 강필성 기자] LG그룹과 LS그룹이 계열분리 약 10년 만에 힘을 합치고 있다. 차세대 성장원 중 하나인 전기차 관련 사업에서다. 폭넓은 전략적 동거를 통해 양사의 글로벌 시장 공략이 본격화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8일 재계에 따르면 LG, LS는 지난해부터 각사 내부에서 전기차 관련 TF를 만들고 긴밀하게 사업성 검토를 벌이고 있다. 향후 글로벌 시장에서 전기차 사업 관련 계획을 어떻게 추진하느냐가 핵심이다.
그동안 이들 범LG사는 소규모 사업에 있어 간간히 거래관계를 갖기도 했지만 이처럼 차세대 성장 사업을 위해 대규모로 전략적 제휴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처음이다.
이같은 전략적 동거는 아직까지 세부적 내용이 공개되지는 않고 있다. 하지만 LG전자가 자동차부품사업을 담당하는 VC(Vehicle Components)사업본부를 신설하면서 점차 구체화되는 분위기다.
관련업계에서는 VC사업본부가 LG그룹 계열사의 전기차 사업을 주도하는 것뿐만 아니라 LS와 공동전선을 형성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LG그룹과 LS그룹은 최근 전기차 관련 경쟁력을 대폭 확대하고 있다.
LG전자는 VC사업본부를 신설하면서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부품 사업을 하는 HE(Home Entertainment) 사업본부 산하 Car 사업부와 전기차용 모터, 인버터, 컴프레서 등을 개발하는 EC(Energy Components)사업부를 비롯해 올 초 인수한 자동차 부품 설계 엔지니어링 회사 V-ENS를 통합했다.
나아가 LG화학의 배터리사업부, LG디스플레이의 디스플레이사업부, LG이노텍의 전장부품도 LG전자 VC사업본부와 협조에 나서고 있다.
LS그룹도 자동차 부품에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LS산전은 전기차에서 동력을 끊거나 이어주는 스위치 역할을 하는 ‘EV 릴레이’와 모터를 제어하는 ‘PCU(Power Control Unit)’ 같은 전기차 핵심 부품기술을 가지고 있고 LS전선은 친환경 자동차 인프라의 핵심인 충전 시스템용 커넥터를 개발했다.
LS엠트론은 차세대 에너지저장장치인 울트라 캐패시터(UC) 등을, 대성전기는 BCM, 파워윈도우 스위치, 인판넬스위치 등 자동차 내부 전장부품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
이들이 이처럼 전기차 사업에 각별한 공을 들이는 것은 향후 전기차 시장에 그룹의 성장을 견인할 수 있는 먹을 거리가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글로벌 시장 선점에 성공한다면 안정적인 시장진입과 글로벌 선두주자들과 경쟁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기술력이다. 전기차가 아직 기존 자동차를 대체하지 못하고 있고, 글로벌 선두주자와의 경쟁도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다. LG그룹과 LS그룹이 손을 맞잡은 것도 이같은 위기의식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LG그룹은 전기차의 핵심인 배터리 분야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고 LS그룹은 전기차의 전기부품에 특화 돼 있다.
업계에서는 LG와 LS가 상대적으로 경쟁을 하지 않는 다양한 방면의 부품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이들의 시너지가 막대할 것으로 보고 있다.
LG와 LS의 기술을 합치면 전기차 부품의 80% 이상의 기술을 확보할 것으로 전해진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막강한 경쟁력을 확보하게 되는 것이다.
이미 LG그룹과 LS그룹은 에너지저장시스템(ESS) 분야에서 각별한 협력관계를 유지해왔다는 점도 이같은 협업이 가능해진 이유다.
LG화학과 LS산전은 각각 2차전지와 전기관련 기술에 대해 돈독한 관계를 쌓아왔다. 두 회사는 지난해부터 대표이사를 비롯한 연구원들의 정기적인 교류를 갖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LG그룹과 LS그룹은 전세계 자동차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BMW와도 파트너십을 맺기 위해 잰걸음을 옮기고 있다.
LG그룹은 최근 주요 임원들을 독일 뮌헨에 보내 BMW 본사 관계자들과 폭넓은 파트너십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LG전자의 전장부품을 비롯해 LG화학의 전기차 배터리의 협업이 상당한 진척한 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LS그룹도 BMW와 동거에 나서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단적으로 LS산전의 구자균 부회장은 최근 BMW코리아가 추진 중인 인천 영종도 드라이빙 센터 착공식에 모습을 드러낸 바 있다.
LS그룹은 LS네트웍스를 통해 일본 토요타 공식딜러를 운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BMW코리아의 공식행사에 구 부회장이 얼굴을 내비친 것은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진다.
때문에 관련업계에서는 LS산전이 BMW와 전기차 분야에서 적잖은 업무협약을 맺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BMW코리아는 내년께 순수 전기차 2종을 국내시장에 투입할 예정이다. 이 전기차의 충전시설을 LS산전이 개발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내년에 준공될 BMW 영종도 드라이빙 센터에는 전기차 드라이빙 테스트와 시승행사 등도 지속적으로 개최될 예정이서 이곳에도 전기차 충전시설을 LS산전이 추진할 가능성도 커 보인다.
[뉴스핌 Newspim] 이강혁 강필성 기자 (ik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