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환대출, 무역결제지원제도 실적 초라
[뉴스핌=김선엽 기자] 한국은행이 최근 야심차게 도입한 신규 프로그램들이 부진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고금리에 시달리는 영세 자영업자들을 위해 '전환대출' 프로그램을 지난해 도입했으나 5월 말 현재 이용액은 총 배정액의 6%를 밑돌고 있다.
올 초에는 한·중 통화스왑 자금을 무역결제에 활용하는 시스템을 도입했으나 역시 이용실적은 극히 미미한 수준이다.
2일 한은에 따르면 영세자영업자 전환대출 취급실적은 지난해 11월부터 올 5월까지 총 864억원을 기록했다.
한은은 지난해 10월 총액한도대출제도의 일환으로 '영세자영업자대출 연계 특별 지원한도' 1조5000억원을 신설했다. 저신용·저소득 영세자영업자의 기존 고금리 대출을 저금리 대출로 전환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서다.
<자료:한국은행> |
하지만 구체적 취급실적을 살펴보면 월 평균 100억원대에 머물다가 지난 4월 194억원으로 잠시 늘어나는가 싶더니 5월에 다시 159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제도 도입 이후 7개월 동안의 대출금액과 대출건수도 각각 864억원, 9176건으로 우리나라 영세자영업자 규모에 비해 실제 이용은 미미한 수준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2년 3월말 현재 우리나라의 자영업자 규모는 459만2000가구. 자영업자 가구의 빈곤율(균등화소득이 2011년 기준 998만원 이하인 계층이 전체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13.1%다.
한은 관계자는 "1조5000억원은 5년에 걸쳐 연간 평균 3000억원, 월간 평균 250억원 지원될 것을 전제로 설정했다"며 "당초 전망치에 못 미치지만 큰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하고 (한은이) 인위적으로 늘려야 하는 것도 아니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한은이 지난해 말 도입한 한중 통화스왑 무역결제지원제도 역시 이용 실적이 초라하다.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5월 말까지 실제 이 제도를 이용해 위안화로 결제한 금액은 대략 3억위안으로 통화스왑 전체규모의 0.1%에 그치고 있다. 그나마 원화를 통한 이용금액은 전무하다.
제도 도입 당시 한은은 구체적 목표를 직접 밝히지는 않았으나 대략적으로 통화스왑 총액 대비 이용금액의 비율이 연 1%p 정도 가량 상승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실제 뚜껑을 열어본 결과 사용실적은 걸음마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수입업체 입장에서는 위안화 사용에 대한 특별한 메리트가 없어 활용도가 크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