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무역결제 활용 증가 기대"
[뉴스핌=김선엽 박기범 기자] "일본과의 통화스왑 규모는 크지 않아 반드시 연장할 필요가 없었지만 중국은 다르다. 규모 면에서 상당한 차이가 있다."
일본과 통화스왑을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한 직후 중국과 통화스왑 만기를 조기 연장한 것에 대해 한국은행 관계자는 이렇게 설명했다.
내달 종료되는 일본과의 통화스왑 계약 규모는 30억달러로 계약 연장의 필요성이 크지 않았지만, 중국과의 통화스왑 규모는 585억달러(3600억위안, 64조원 상당)에 달해 우리 금융시장 안정에 기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 한은 "中과의 통화스왑, 日과 달라..시장 안정 기대"
지난 27일 기획재정부와 한은에 따르면 한중 양국 정상은 한중 통화스왑 만기를 현행 2014년 10월에서 2017년 10월로 3년 연장하며, 이후 필요시 그 규모와 기간을 확대하는데 합의했다.
일단 정부 발표 다음 날인 28일에도 시장 반응은 크지 않다. 계약 규모를 확대한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큰 영향이 없다는 것이 시장참여자들의 판단이다. 24일 일본과의 통화스왑 계약 연장 무산 소식에도 시장 반응이 전무했었던 것과 마찬가지다.
다만, 이번 조치로 어느 정도 심리개선의 효과는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은행의 한 외환 딜러는 "통화스왑을 연장시키며 불확실성을 해소한 측면이 있다. 하지만 정책당국이 크게 강조하는 것 만큼 실제 딜러들이 신경쓰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또다른 은행의 한 외환 딜러는 "유동성 확보 측면에서는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 같고 스팟 시장보다는 스왑 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 같다"며 "다만 스왑 규모를 증설하거나 축소하는 것이 아니기에 큰 영향력을 행사할 것 같지 않다"고 판단했다.
삼성선물 전승지 연구원은 "통화 스와프 연장에 대한 영향은 별로 없을 것 같다. 현재가 달러가 부족한 위기 상황도 아니고 한일 통화스와프 중단도 별 영향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 아직 갈 길 먼 통화스왑 '상설화'
양국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가장 이상적인 조치는 한중 통화스왑의 상설화라고 할 수 있다. 현재와 같이 일정한 주기로 계약을 갱신하는 것에 비해 시장의 불확실성이 크게 감소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에 김중수 한은 총재는 지난해 9월 중국에 통화스왑 상설화를 제안한 바 있고 이후 한은은 중국 인민은행과 협의를 통해 한중 통화스왑 자금을 우리나라와 중국의 무역 결제에 지원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활용도가 크지 않은 탓에 한중 통화스왑 상설화까지는 요원한 상태다.
금융권에 따르면, 한중 통화스왑 자금의 무역결제 규모는 지난 5월까지 대략 3억위안 정도로 통화스왑 계약액 전체의 0.1% 정도에 불과하다. 게다가 원화결제는 아직까지 전혀 없는 상황이다. 원화결제에 대한 중국 쪽의 지원제도 정비가 끝나지 않은 탓이다.
앞선 한은 관계자는 "통화스왑 자금을 양국의 무역결제에 활용하는 정도가 커질수록 통화스왑 계약이 계속 갱신될 것이고 실질적으로 양국의 통화스왑이 상설화되는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박기범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