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외환시장도 급락, 매일 연중 최저 경신
[뉴스핌=한기진 서정은 우수연 박기범 기자] 버냉키 쇼크와 중국 금융시장 우려로 인해 국내 금융시장이 3일 연속 추락하고 있다. 정부가 진화에 나섰지만 외국인의 엑소더스(대탙출)를 막지 못하고 있다.
24일 코스피는 11개월 만에 1800선이 무너졌다. 전날보다 23.82포인트(1.31%) 내린 1799.01에 장을 마쳤다.
이날도 외국인이 2491억원어치를 팔아 치우며 12거래일 연속 매도세를 이어간 게 1800선을 장 막판에 무너트린 요인이다. 개인과 기관이 각각 1473억원, 972억원 어치를 사들였다.
버냉키 쇼크가 채 진정되기 전에 중국 경기 둔화 우려가 터져 나왔기 때문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날 상하이종합지수는 오후 3시 8분 기준 5.44% 떨어진 1960.30을 기록했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장막판 특별한 이슈가 있어 밀렸다기 보나 중국 증시가 밀리니깐 같이 빠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 연구위원은 "출국 전략 우려에 중국 경기 둔화 가능성 까지 같이 부각되고 있어 외국인 매도세가 크게 달라질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은택 동부증권 선임연구원 또한 "중국에 대한 우려가 컸고 외국인들의 매도세가 개선될 재료가 나오지 않다보니 코스피가 힘을 못쓰고 빠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채권시장에서 채권 값이 3일 연속 급등하며 시장 혼란은 지속됐다. 한번 망가진 매수심리는 좀처럼 살아나지 못했다. 이날 발행된 7000억원 규모의 국고 20년물 응찰률은 211.6%을 기록하며 지난 5월 20년물 입찰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금융투자협회는 이날 국고채 3년물 금리를 전 거래일보다 10bp 오른 3.04%로 최종고시했다. 5년물도 16bp 상승한 3.32%, 10년물도 전거래일보다 17bp 오른 3.58%로 마무리하며 전일에 이어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20년물과 30년물은 각각 16bp 오른 3.72%, 3.81%로 거래를 마쳤다.
통안증권 1년물은 전일 종가보다 5bp 상승한 2.73%, 2년물은 6bp 오른 2.94%로 마감했다.
보험사의 한 매니저는 "이제는 전망도 의미가 없고, 심리적으로 흔들리지 않을 레벨을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며 "시장에 공격적인 사자가 없고 심리적으로 위축되다보니 사고 싶어도 손이 안나간다"고 말했다.
외국인의 이탈과 중국 경기 둔화 우려는 환율을 사흘째 연고점을 경시하게 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7.60원 상승한 1161.4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6월 25일 1161.70원을 기록한 이후 1년 만에 최고치다.
삼성선물 전승지 연구원은 "장 후반에 갈수록 중국 증시가 낙폭을 확대하며 아시아 통화가 약세를 보였다"고 했다.
한편 기획재정부, 한국은행,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은 전날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금융시장의 불안심리를 진화할 대책을 논의했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