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물 응찰률 3년반만에 최저…통안채 미달
[뉴스핌=우수연 기자] 버냉키 쇼크 이후 첫 국고채 입찰이 시행된 24일, 국고 20년물 입찰 응찰률이 2009년 1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이날 입찰을 시장이 겨우 소화하기는 했으나 망가진 시장 심리를 반영하고 있다고 풀이했다.
자산운용사의 한 매니저는 "오늘 20년물 입찰은 우려했던 것보다는 잘 마무리된 것 같고, 국민 연금 등 연금에서 일부 들어온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아무래도 주말에 정부에서 장기물 안정화 대책을 발표한 영향도 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기획재정부 국채과 김진명 과장은 "어제 장기물 발행 축소 대책 등이 나와서 시장심리에 도움이 된 것으로 보인다"며 "전반적으로 다음달 물량이 줄기 때문에 이번 입찰에 들어올 의미도 생기지 않았나 싶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7000억원 규모의 입찰이 시장의 엔드유저들 중심으로 겨우 소화는 됐지만 응찰률을 볼때 성공적으로는 볼 수 없다는 해석도 있다.
줄곧 400%대를 유지하던 국고 20년물 응찰률은 지난 5월만해도 475.9%로 마무리됐다. 이날 시행된 20년물 입찰의 응찰률은 211.6%으로 이전에 비해 반토막 났다.
윤여삼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응찰률을 볼때 오늘 입찰 자체를 그렇게 긍정적으로 볼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며 "시장에서 소화는 했지만 취약한 심리를 반영했다고 봐야 할 것같다"고 판단했다.
이어 "지금 보험사나 연기금 등 장기 투자기관에서는 금리대는 매력적이지만 변동성이 워낙 심해서 서두를 이유가 없다는 추세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오전 국고 20년물 입찰에 앞서 시행된 한국은행 통안채 입찰은 이례적으로 미달을 기록하며 시장의 불안을 가중시켰다. 예정된 1조원 규모의 통안채 1년물 발행 중 낙찰금액은 6500억원에 그쳤다. 응찰액은 8400억원으로 나머지 1900억원은 유찰됐다.
한국은행 황성 시장운영팀장은 "나머지 1900억원을 함께 낙찰할 경우, 시장금리에 비해서 금리가 너무 높게 응찰된 부분들까지 받아주면 한은이 고금리까지 용인한다는 잘못된 시그널을 (시장에)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시장금리를 왜곡시킬 수 있어 과도하게 시장 금리와 괴리된 금리로 응찰했을 경우는 수용하기 어려운 상황이다"라고 설명했다.
이날 통안채 입찰과 관련해 앞선 자산운용사 매니저는 "기대했던 템플턴 쪽에서 많이 안들어 오거나, 아예 안들어 온것인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단기쪽도 최근 상대적으로 좋았지만, MMF나 PR쪽도 아마 자금이 나가면서 채권 매도 압력이 생길 것 같아서 그다지 좋아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보험사 등에서 일부 유동성을 맞춰야 하는 것이 있어서 RP등에 넣어뒀던 자금 일부를 회수하는 경우도 있어 오늘 통안채 1년 입찰이 생각보다 약한게 아니었나 싶기도 하다"고 추정했다.
은행의 한 매니저는 "통안채를 입찰하는 시점이 20년 입찰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20년물의 성공을 예측하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더욱 불안심리가 커졌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동안 단기물 (통안채)쪽을 버텨줬던 것이 외인 매수세인데 그것도 무한정 들어온다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에 단기물 쪽도 여전히 어려운 장을 지속하고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우수연 기자 (yes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