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50년 일본 부채비율 600% '위험' 경고
[뉴스핌=우동환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조만간 양적완화 정책을 회수할 수 있다고 밝힌 가운데, 치솟는 국채 수익률로 미국와 일본 등 주요 선진국 경제가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국제결제은행(BIS)이 경고하고 나섰다.
이제 중앙은행들은 출구전략을 준비할 때이며, 추가적인 경기 부양은 그만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는 권고도 제기했다.
BIS는 23일 발표한 연례 보고서를 통해 미국과 일본 등 주요 선진국들이 국채 수익률 상승에 따른 이자 비용 증가로 채무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BIS는 "최근 주요 선진국 정부는 낮은 조달 비용에 따른 수혜를 누렸다"면서 "동시에 채무가 늘어나면서 금리 상승에 대한 위험 노출도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BIS는 중앙은행의 저렴하고 풍부한 자금공급은 시간을 벌어주는데 그친 것이라면서, 또한 앞으로 추가 채권 매입 정책은 위험을 가중시키는 것으로 오히려 세계경제의 회복을 지연시킬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중앙은행이 필수적인 경제의 구조조정을 촉진하여 통화정책 의존도를 낮추고, 나아가 채권금리 급등을 유발하지 않으면서 철수할 올바른 시점은 언제인지, 이제 이러한 질문에 대답하기 시작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또한 보고서는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 총재의 "무슨 일이든 하겠다(whatever it takes)'란 약속이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면서, "중앙은행은 가계나 금융회사의 재무상황을 고쳐줄 수 없다는 점에서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는 가능성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BIS는 만약 성장률에 기반을 둔 금리가 더 상승하게 된다면 이들 국가는 그동안 경험했던 낮은 금리 환경에 대한 조정 필요성은 더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일본의 경우, 조달 비용 금리가 2%포인트 상승한다면 채무는 오는 2050년에 이르러 국내총생산(GDP) 대비 600% 수준으로 급증할 수 있다고 BIS는 경고했다.
미국 역시 일본과 비슷한 추세로 금리가 상승한다면 같은 연도에 이르러 채무 규모가 GDP 대비 200% 수준에 도달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보고서는 "금리 상승분만큼 GDP가 성장하지 못한다면 선진국들의 재정 안정성이 더 취약해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주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이 출구 전략 시점을 시사한 이후 미국채 10년물 수익률은 근 2년 만에 2.5% 수준으로 상승했다.
이날 BIS 총재직 임기가 2017년 3월까지 연장된 제이미 카루아나 총재는 발표문을 통해 "이제는 경제 성장을 강화하면서 급격한 조정 비용 발생을 억제할 필요가 있으며, 중앙은행의 역할은 여기까지다"라고 선언했다. 그는 "경제 회복은 이제 경제의 신축성과 역동성 강화와 공공재정의 안정에 좀 더 중심을 둔 정책조합에 달려있다"고 주장했다.
카루아나 총재는 장기금리가 비정상적으로 낮은 수준에서 상승할 때 발생하는 경제와 금융시장의 충격은 금리가 얼마나 급격한 상승세를 보일지 여부에 달렸다면서, 과거 경험으로 볼 때 금리 상승은 갑작스럽고 변동성이 클 수 있고 복잡한 국제금융 메커니즘을 고려할 때 예측 불가능한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그는 "신흥시장 경제는 시장 변동성 확대와 함께 최근까지 강하게 유입되던 글로벌 자금의 유출로 인해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BIS는 유로존의 긴축 재정정책에 대한 비판을 제기하면서 "국제통화기금(IMF)은 재정건전화와 경제성장 사이에 상충관계를 너무 안이하게 파악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우동환 기자 (redwax@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