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이강규 기자] 결자해지(結者解之)라고 했다. 묶은 자가 풀어야 한다는 뜻이다. 이번주 벤 버냉키 미 연빙준비제도 의장에게 주어진 과제다.
버냉키 의장은 지난달 의회 증언에서 "지표흐름이 지속적인 경제회복을 가리킬 경우 연준은 앞으로 열릴 몇차례 정책회의에서 채권매입 프로그램의 규모를 축소할 수 있다"고 밝혀 금융시장을 뒤흔들어 놓았다
그의 발언 이후 장기 랠리를 펼치던 증권시장이 비틀댔고 국채 수익률은 14개월고점까지 치솟았다.
양적 완화의 지속기간을 둘러썬 불확실성에 증시의 널뛰기 장세가 이어지면서 다우지수는 버냉키의 5월 22일 의회발언 이후 17거래일 사이에 하루평균 191.5포인트의 진폭을 보였다.
뉴욕증시는 지난주 주간기준으로 하락했다. 최근 4주 사이에 3번째 후퇴다. 다우지수는 1.2%, S&P500지수는 1%, 나스닥지수는 1.3% 떨어졌다.
투자자들은 벤 버냉키 의장이 18일과 19일 이틀간 열리는 공개시장위원회(FOMC) 정책회의를 마친후 가질 기자회견에서 통화정책 지속성에 관해 보다 명확한 입장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한다.
일부 투자자들은 버냉키가 연준이 수용정책을 지속할 것이며 부양책 축소를 서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심어줄 것으로 전망한다.
그러나 버냉키는 투자자들이 기대하는 수준의 상세한 장보를 풀어놓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시장의 변동성을 진정시키기 위해 일단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달래려 들 것이지만 손에 든 패를 보여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버냉키는 연준의 채권매입은 정책위원들이 경제성장이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에 편안함을 느껴아만 시행될 수 있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부각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함께 채권매입 축소가 통화완화를 줄이는 것을 의미하기는 해도 단기금리 인상과는 완전히 다르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웨드부시 에퀴티 매니지먼트의 매니징 디렉터 스티븐 마소카는 "시장은 뽕나무밭이 바다로 변하는 대변화를 이미 가격에 반영했으며, 금리가 곧 올라갈 것이라 생각한다"며 "그러나 연준은 시장에 이런 인상을 주기를 원치 않는 것 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결론은 점진적인 변화로 모아진다"고 덧붙였다.
버냉키가 불러온 '여름 폭풍'도 시장의 본격적인 조정을 불러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몇 주 동안 시장이 약세를 보인 것은 사실이지만 S&P500지수는 올들어 이제까지 15%의 누적 오름폭을 직성했다.
버냉키 발언 이후 이 지수는 2.5% 떨어졌으나 이 기간에도 단명으로 그친 몇차례 랠리가 있었다.
이번주에 나올 경제 데이터에는 엠파이어스테이트 제조업지표와 필라델피아 제조업지표, 소비자물가지수(CPI), 주택착공지표와 기존주택판매지표 등이 포함된다.
이 가운데 화요일로 예정된 CPI는 4월의 0.4% 하락에 이어 5월 0.2% 올랐을 것으로 예상된다.
월요일과 화요일 이틀간 노던 아일랜드에서 열리는 연례 주요8개국(G8) 정상회담에서 세계 부국의 지도자들은 재정위기 이후 경제 개선상황을 흡족히 여기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주에는 페덱스와 오라클 등이 분기실적을 발표한다.
[뉴스핌 Newspim] 이강규 기자 (kangk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