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눈높이 낮추면 여전히 매력적"
[뉴스핌=김선엽 기자] 글로벌 채권금리가 급등하면서 국내 채권 및 해외 채권형 펀드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가고 있다. 미국 경기회복과 그에 따른 출구전략 가능성 등에 무게가 실리면서 '소나기는 피하고 보자'는 의견도 심심찮게 관측된다.
실제로 주요 해외채권 펀드의 지난 일주일간 수익률은 일제히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아직까지 그레이트 로테이션(채권에서 주식으로의 자금 이동)을 기대할 상황은 아니라는 쪽에 무게가 실린다.
또한 선진국 국채금리의 상승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신흥국 채권에 대한 긍정적 전망은 여전히 유효하며 미국 하이일드 채권의 경우 상대적 매력이 부각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 해외채권형 펀드 수익률 (운용순자산 규모 순) (출처 : 제로인) |
◆ "美 하이일드채권, 저가매수 기회 생겼다"
전문가들은 일단 글로벌 경기의 회복 조짐이 예상되는 만큼 선진국 국채금리가 하락하기를 기대하기보다는 주식과 상관관계가 높은 미국 하이일드채권 등을 저가매수할 것을 권고했다.
우리투자증권 최동철 애널리스트는 "미국 하이일드채권의 수익률이 최근 오르긴 했지만 금융위기 이전과 비교해 보면 국고채와의 스프레드가 200bp는 더 좁혀질 여지가 있다"며 "가격 부담이 있었는데 금리가 튀면서 저가매수의 기회가 생겼다고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는 "하이일드채권 금리가 국고채 금리와 큰 상관관계를 가지지만 국고채 금리와의 스프레드는 주식과 연관성이 크다"며 "경기가 좋아진다는 것은 기업들의 채무상환 능력이 좋아진다는 의미이므로 연말까지 하이일드채권이 좋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 "신흥국 채권, 눈높이 낮추면 여전히 매력적"
국내 투자자들이 꾸준하게 관심을 보여 온 브라질과 멕시코 등 신흥국 채권의 경우 기대와 우려가 상존한다.
멕시코 채권은 신용등급 상승의 영향으로 오버슈팅 됐던 부분이 최근 일부 되돌려졌다는 측면에서 저가매수의 기회가 생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브라질은 최근 기준금리를 올렸고 추가적인 금리인상이 예상돼 채권투자자 입장에서 다소 불편한 국면이다. 다만 브라질이 물가상승을 용인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만큼 장기적인 관점에서 헤알화 강세를 기대해 볼 수 있다.
최윤정 삼성증권 투자전략센터 연구원은 "금리를 올린 가장 큰 이유는 물가상승 압력 때문"이라며 "브라질 경제를 해치는 요소로 판단하고 선제적 조치를 취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브라질 경기가 현재 좋지는 않지만 미약한 회복세를 완만하게 보이고 있어 기초체력을 바탕으로 경제가 살아날 것으로 기대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힘 부치는 아베노믹스'.. "국내주식 비중 늘려라"
아베노믹스가 어느 정도 한계에 왔다고 판단하는 투자자는 과감하게 국내 주식 포지션을 확대하는 것도 나쁘지 않아 보인다.
니케이의 고공행진이 주춤하면서 우리 증시가 상대적 이득을 볼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대외증시의 상승세를 따라가지 못했던 우리 증시가 뒤늦게 위험자산 강세의 흐름을 탈 가능성이 있다.
배종우 하나은행 청담동 골드클럽 PB팀장은 "아베노믹스가 계속 갈 수는 없다고 본다면 주식형 국내 펀드가 낫지 않나 싶다"며 "일본에 발목을 잡힌다고 해서 불안한 면이 있었는데 일본이 우리 발목을 잡기는 녹록치 않아 보인다"고 판단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